임 대 현 금정면 안기마을生 전 감사원 수석감사관 아크로(행정사·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 한서대 행정학과 교수

우리나라는 현재 전국의 명산·해상·반도 등에 22개의 국립공원을 지정하고 있고 월출산은 1988년 20번째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국립공원 지정 당시에는 국가가 관리해주니 영암군은 한층 더 발전할 것으로 기대를 모아 홍보도 하였을 것이다.

우스갯소리 하나 하자면 1970년대 경기도에서 그린벨트 구역을 지정할 때 이장 빽이 있어야 구역에 포함된다고 하고 제외된 토지주들은 배경이 없으니까 국가가 관리하는 혜택도 받지 못한다고 푸념했다는 일화가 있다.

아마도 월출산 국립공원도 지정될 당시에 대단한 힘이 있어서 국가시책에 반영하였다고 할 것이나, 그린벨트처럼 지금은 국가가 온갖 규제와 족쇄에 얽매여 지자체에서 꼼짝 못하게 해놓고 지역발전을 위한 예산지원 등의 반대급부적 중앙정부 혜택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월출산이 도립공원으로 남았으면 영암군이 훨씬 더 발전하였을 것이고 오늘날 도시공원처럼 국립공원도 ‘일몰제’를 적용하여 국립공원의 굴레를 벗어 던지고 규제 덩어리를 피하는 것이 쇠퇴해가는 영암의 발전을 위해 매우 도움이 될 것 같다.

국립공원공단 기본통계에 의하면 월출산 국립공원은 공원자연보존지구, 공원자연환경지구, 공원자연 문화유산지구 등으로 인허가를 꽁꽁 묶어 놓고 끈끈이 주걱, 남생이를 깃대종(보호할 필요성이 인식되는 생물)으로, 수달·담비·삵 등을 25개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분류해 놓고 있는 바, 이것은 각종 인허가에 있어 하나하나 걸림돌이고 발목 잡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영암군은 2012년 월출산에 ‘케이블카’ 시범사업을 신청했으나 환경부로부터 퇴짜를 받았다. 이렇게 규제 덩어리를 퍼부어 놓았으니 퇴짜는 당연할 것이다. 다행히 금년 32년 만에 영암군 공직자들의 노력으로 ‘큰골길 명사 탐방로’가 열리는 데 이것을 마중물로 하여 앞으로 지속적으로 자연과 어울리는 개발의 문을 두드려야 할 것이다.

국립공원 지정 이후 영암이 가져온 변화를 보면 1988년 국립공원 지정 당시 인구 8만 명이 지금은 5만4천 명으로 퇴보하였고 직접적인 영향권인 영암읍의 인구는 1만5천여 명(추정)에서 8천400명으로 줄어 국립공원 지정이 영암발전에 전혀 기여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기본통계에 의하면 2019년 작년 한해 월출산을 찾은 탐방객은 49만 명으로 22개 국립공원 중 꼴찌이고 한려해상 국립공원 632만 명의 7.8%, 22개 국립공원 평균 탐방객 196만 명의 25%에 불과하니 이것은 월출산을 국립공원으로 동등하게 분류할 꺼리가 못되고 도립공원 수준에 해당된다.

이런 상황이 되다 보니 지금까지 케이블카, 유스호스텔, 콘도 하나 없는 영암군에 점점 어려운 경제환경으로 인구는 계속 사라져 지역사회가 ‘소멸위험진입단계’로 젊은 사람이 멸종될 처지에 있는데도, 뚱딴지 같은 멸종위기 동물 등을 보호한답시고 국립공원 월출산을 자연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아이러니를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선진국 스위스 융푸라우를 보자. 높이 3천400m까지 기차가 올라가며 중간중간 역을 만들고 산 정상 융프라우요흐 전망대에 다양한 시설을 설치하는 등 자연과 어울리는 개발로 멋진 관광지를 형성하여 전 세계 관광객을 부르고, 벤쿠버의 경우 바다에는 수상 비행기, 내륙에는 1천250m 산 정상까지 케이블카를 타고 가서 야경을 감상하며 식사를 하는 관광시설을 설치하였다. 우리나라는 최근 국립공원심의위원회에서 흑산도에 공항을 설치하면 비행기가 이착륙할 때 새가 부딪치니 환경보호를 위해 안된다고 하였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궤변이고 그런 주장을 한 사람들은 캐나다·스위스처럼 선진국의 자연과 어울리는 관광산업 현상은 어떻게 변명할는지? 세계적으로 어느 공항이든 새떼와의 전쟁을 치르다시피하고 있고 새가 비행기와 충돌하는 것은 사람의 교통사고처럼 있게 마련이며 인천공항에서는 주변 늪지에 새가 살지 못하도록 보도블럭으로 깔아버렸다. 흑산공항 관련 국립공원심의위원회 논리라면 세계 모든 비행장에서 새와의 충돌 위험을 피하기 위해 비행기를 띄우지 말아야 하고 세계인들의 왕래는 멈춰야 할 것이다.

월출산 25개 멸종위기 생물은 공직자들의 행태가 그렇듯이 국립공원 지정 당시 조사내역을 매년 그대로 옮긴 것으로 추정되며 지금 조사를 해보면 기후변화로 많은 생태계 변이가 일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개발로 인한 멸종은 아닌 것이 자명하다.

삵, 일명 쌀가지의 경우 옛날 어릴 적 갈퀴나무를 하고 가을에 솔가지 땔감 전지를 하여 숲속 소통이 잘되어 여기저기 활보하면서 한밤중에 민가에 내려와서 닭·토끼를 사냥하는 만행을 저질렀고 그 옛날 필자 농장에 쌀가지 분변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는데, 사람이 산속에 들어가지 아니한 요즈음 우리 농장에 닭을 방목해도 쌀가지 흔적도 없는 실정이다.

이것은 인간의 개발행위로 인한 쌀가지 멸종이 아니고 오히려 개발행위를 하지 아니하고 방치되어 칙칙한 산속에 소통이 불가능하여 적응할 수 없어 멸종된 경우에 해당된다.

지금부터 월출산의 각종 규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멸종위기 생물도 멸종원인과 현재 생태변화를 분석하여 자연환경과 어울리는 케이블카도 설치하고 월출산 정상에 야경 까페도 개설하는 등 관광콘텐츠를 다양화하여 전국 꼴찌의 탐방객에서 벗어나도록 군민 모두가 힘을 합칠 때다. 국가가 국립공원으로 보존만을 위해 계속 규제를 고집한다면 꼴찌 월출산을 국립공원에서 제외하고 대신 수도권에 난개발을 방지하기 위하여 국립공원을 지정하도록 투쟁도 불사해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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