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도 이젠 스마트팜 시대-전북 임실군 이홍민 장미 화훼농가
스마트팜 도입으로 고생을 더는 농사
경험 보다는 데이터 우선의 농업 실천

섬강농원 스마트팜

전라북도 임실군 오수면에 소재하는 섬감원예는 이홍민(29) 대표가 운영하는 장미를 키우는 화훼시설 하우스이다.

이 대표는 한국농수산대학 재학시절부터 아버지의 시설원예를 도와오다 8년 전부터 자신만의 농장운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또 5년 전에는 운영하던 유리온실 3곳 중 2곳에 스마트시스템을 설치했다.

이 대표는 “처음에는 딸기를 재배하다가 수년 전 유럽의 화훼 농가를 가보니 각종 첨단기계로 장미 농사를 짓는 모습을 보고 그 매력에 푹 빠지게 됐고, 그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다 결국 장미를 선택하게 됐다”면서 “시스템이 데이터와 정보를 바탕으로 스스로 판단하여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들까지 조절해 가면서 장미를 보살피는 모습이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움직이는 것 같아 놀라웠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1만2천562m² 규모의 온실에선 20여 개의 센서가 온도, 습도, CO₂, 광량, 풍력 등을 측정하고 내부 온도가 35도 이상이거나 습도가 70%를 넘으면, 그런 조건에 맞춰 자동으로 유리천장이 열리거나 환풍시설이 가동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대표는 “굳이 온실을 찾지 않아도 스마트폰으로 원격제어가 가능해 여러 언론 보도에도 농사를 지으며 여가를 즐기는 모습이 나가기는 했지만 사실 온실의 관리에 적절한 시간을 투입하고 있으며 수많은 센서, 모터 등의 장치 중에 하나라도 고장 또는 이상 동작을 하는 경우가 있어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기존 농법보다는 농작업의 강도가 낮아졌고 노동력과 관리 시간을 줄여주는 것에는 효과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보통의 화훼농장은 작은 문제라도 짧은 시간에 해결하지 못하면 바로 매출에 타격이 오지만  스마트 팜을 도입한 후 원격에서도 신속하게 문제에 대응할 수 있어 삶의 여유가 더 생겼다고 한다.

농식품부의 ‘2016 스마트팜 성과 분석’에 따르면 스마트 온실을 도입한 농가 55곳은 시설 설치 후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평균 27.9% 늘었고 스마트 온실 도입 농가와 법인 59곳의 고용 노동비는 평균 15.9% 줄었으며 농장주의 연간 노동시간이 평균 44시간(15.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배의 데이터 바탕으로 새 데이터 축적

이 대표는 “귀농한 사람들이 스마트 팜에 더 관심이 많다. 정확한 데이터로 생육환경을 맞추면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만의 방법과 데이터를 고집하는 경우 실패할 수도 있어 기존 선배 농민이 가진 데이터에 따라 꾸준히 농사를 지으면서 조금씩 자신만의 경험이 축적된 데이터를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온실을 구축함에 있어 스마트 농법을 실현하기 가장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은 객관성을 높이기 위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이다. 개인이 혼자 구축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부는 이러한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을 펴고 스마트 팜 선배들도 정보를 공유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농민의 컴퓨터 활용도를 높이거나 쉽게 자동적으로 데이터를 구축할 수 있어야만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는 만큼 단순한 경험의 전수가 아닌 데이터 전수가 더욱 중요하고 이것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스마트 팜의 방향이라고 조언한다. 또 디지털화된 정보들은 농사를 잘 지을 때와 못 지을 때 이런 낙폭 없이 항상 일정하게 유지하게 만든다고 한다.

임실군의 스마트팜 경영 실습농장

임실군은 2018년 국가 공모사업인 ‘스마트팜 경영실습농장’에 선정되면서 국·도비 12억원을 확보했으며 이를 청년 창업농을 육성하는 데 활용했다. 확보된 사업비로 스마트 팜 경영실습농장을 2천㎡ 규모의 4개소 총 8천㎡ 시설을 완료했다.

‘스마트팜 경영실습농장 조성사업‘은 영농경험이 부족한 만 40세 미만과 영농경력 3년 이하의 귀농을 하기 위해 교육 중인 청년 영농창업 예비 귀농인을 대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스마트팜 농장을 임대해 줌으로써 예비 귀농인들이 영농창업을 하기 전과 시설(온실)농업 운영 경험,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영농창업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창업 후 실패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여 향후 안정적인 귀농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2020년에는 임실읍 정월리 일대에 스마트팜 경영실습농장 단지를 조성하고 영농기반이 없는 청년 농업인들의 체계적인 영농실습을 위해 국·도비와 군비 총 30억원을 투입해 전라북도 최첨단 농업교육의 핵심기지로 부상했다.

5월에는 임실군 스마트팜 경영실습농장 단지의 임대 청년창업 농민들이 ‘젊음과 열정 그리고 농업’이란 주제로 첫 팜파티 행사가 열렸으며 농산물을 주제로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를 선보이는 동시에 농장체험과 온실별 작물 전시, 시식 및 품평회, 포토존 운영 등을 운영해 방문객들과 교류의 장을 열었다. 이들은 임실에 정착하면서 4개 동에 7개 작물(고추, 토마토, 파프리카, 딸기, 엽채류, 오이, 그린빈)을 재배하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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