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업비 확보 문제 등으로 중단됐던 전남도의 ‘남도의병 역사공원’ 사업 대상지가 오는 7월 6일 최종 결정될 예정이라고 한다. 영암군은 재정 부담을 이유로 유치 신청을 포기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반면에 나주시를 비롯한 보성·장흥·강진·해남·함평·장성·구례군 등 8개 시군은 유치 경쟁에 뛰어들어 영암군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당초 영암군은 사업설명회에 참석했지만 재정 부담을 이유로 포기한 것이다. 총사업비 450억원 가운데 지자체 부담이 130억원에 이르고, 연간 운영비 24억원 중 절반가량을 해당 지자체가 책임져야 하는 등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재정적인 부담이 커 유치 신청을 포기했다는 게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해 초부터 전남도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남도의병 역사공원 조성사업은 호남지역 의병 역사를 재조명하기 위해 오는 2022년까지 기념관과 공원, 체험관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 450억 원에 부지면적만 10만여 평(33만㎡)에 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기념관 이외에도 전시실, 테마파크, 상징 조형물과 학예실, 교육관, 편의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또한 남도역사 북카페, 미니어처 전시실, 어린이 전용 체험관이 들어설 경우, 역사·문화·교육 프로그램과 관광 상품성까지 겸비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도내 10여 개 시·군이 앞다퉈 유치전에 뛰어드는 등 과열경쟁 양상을 빚었던 게 사실이다.

특히 보성·해남·나주·함평군은 일찍이 민·관 합동추진단을 구성하고 유치 결의대회를 갖는 등 남도의병 역사공원 유치를 위해 민·관이 팔을 걷어부치고 나서고 있다. 하지만 영암군은 도내 22개 시·군 가운데 역사적 상징성을 비롯 접근성·부지 확보와 주변 관광지와 연계성 등 객관적인 평가지표로 볼 때 손꼽히는 지역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애초 관심조차 없었다. 그리고 이번 최종 신청에서도 아예 도전 자체를 포기해버렸다.

물론 많은 예산이 수반된 사업인 만큼 군의 재정 형편을 감안해 이모저모 따져 신중을 기해야 할 필요성은 있다. 하지만 그 이전에 공직자들이 뭔가 하고자 하는 의지가 문제다. 실례로 나비축제와 남도답사 1번지를 지금의 함평이나 강진에 빼앗긴 것도 결코 이와 무관치 않다는 사실이다. 공무원 사회에 팽배한 무사안일과 복지부동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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