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풍사지 탑과 석불입상 흔적 조사
발굴조사 통한 보존·복원 필요 공감

영암학연구회원들이 6월 1일 영암읍 용흥리 성풍사지 5층 석탑에서 약 50m 떨어진 신우대 숲 속에 위치한 발목 부분만 남은 석불입상에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인문학적인 접근으로 지역의 역사문화 이해의 폭을 넓히고, 조사와 탐구를 통해 역사유물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는 영암문화원의 ‘영암학연구회’가 지난 6월 1일 회원 1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영암읍 용흥리 성풍사지 탐방조사에 나섰다.

전직 교사와 영암군문화관광해설가, 언론인 등으로 구성된 영암학연구회는 코로나19 사태로 활동을 못하다 지난 5월 25일 문화원 2층 자료실에서 처음 모임을 갖고 첫 번째 탐방지로 성풍사지를 택했다.

성풍사지는 고려 초 영암읍 용흥리 월출산 아래 평지에 세워진 절로, 현재 보물 제1118호인 오층석탑과 절에서 사용했던 용도를 알 수 없는 석조물, 화약류에 의해 파괴된 것으로 보이는 발목 부분만 남은 약 5m 높이로 추정되는 석불입상 등이 남아 있다.

성풍사지 5층석탑은 2층 지붕돌까지만 남은 탑이 일부 지대석이 사라져 상층기단 면석이 흐트러지는 등 무너질 위험에 처하자 1986년 8월 영암군의 자체 보수 계획에 의해 해체·복원됐다. 해체 중에 1층 몸돌에서 ‘통화이십칠년기유’(統和二十七年己酉)에 탑을 세웠다는 기록이 있는 화강암제 탑지석이 나왔다. ‘통화’(統和)는 요나라(거란) 성종 때 쓰였던 연호(年號)로써, 983년에서 1012년까지 쓰인 것으로 볼 때 통화 27년은 고려 목종 12년(1009년)으로 추정된다. 이 외에도 뚜껑이 달린 청자사리호가 나왔다.

특히 석불입상은 지난해 영암문화원 자체 조사로 인근 신우대 사이에서 발견된 것으로 나주 미륵사 석불입상(봉황면. 철천리 석불입상. 보물462호)에 견줘도 조형미나 크기에서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인창 영암문화원 사무국장은 “큰 석상으로 깨진 조각조차 사람의 힘으로는 옮기기 힘 들기 때문에 가까운 곳에 모두 매장돼 있으리라 생각된다”면서 “대체로 파괴된 유적의 파편들은 대체로 가까운 곳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회원들은 “지금까지도 발견과 발굴되지 않은 문화재들이 곳곳에 널려있고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은 유적에 대해선 군 예산을 투입해서라도 세밀한 발굴 조사가 필요하다”면서 “이렇게 쌓인 자료를 통해 옛 문화재를 복원하는 데에도 노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영암학연구회는 6월 8일 오전 성풍사지를 다시 찾아 석물에 새겨진 명문과 조각 형태를 살펴보기 위해 2차 탐방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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