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대 감 주산지인 금정 지역의 떫은감 냉해 피해가 사상 최악이라는 소식이다. 해마다 냉해 피해가 반복되고 있지만 올해는 금정지역 전체 787농가, 508㏊ 가운데 84%인 555농가, 471㏊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금정 전역에서 냉해에 따른 감 착과(着果) 불량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감 봉지 씌우기 작업이 끝나고 농가로부터 피해 접수가 마무리되면 최근 3~4년 사이 최악의 피해로 기록될 전망이라는 것이다.

냉해 피해는 한창 꽃망울을 머금은 채 개화를 앞둔 감꽃 봉우리가 갑작스런 이상 저온으로 얼어붙는 현상이다. 감꽃 개화기에 맞춰 인공수분이 시작된 지난 4월 5일을 전후해 영하권의 추위가 전남 전역을 강타했던 것이다. 일주일 전인 3월 말에는 10도를 웃도는 따뜻한 날씨가 이어졌다가 4월 5~6일에는 아침 기온이 영하 5도까지 곤두박질치며 서리가 내렸다. 일교차가 15도 이상 발생한 것이다. 이처럼 개화기를 전후해 영하와 영상을 오가는 급격한 기온 변화가 착과 불량에 영향을 준 것으로 관계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이런 탓에 감 농가는 물론 배 농가도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우리 지역의 특산물인 감과 배가 이처럼 냉해로 인해 올해도 큰 타격을 입게 되면서 농가소득은 물론 지역경제에도 상당한 파급이 예상된다. 가뜩이나 어려운 농가 살림에 해마다 반복되는 재해가 지역경제를 더욱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

따라서 정부의 보다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하겠다. 우선 농가들이 요구하는 것을 보면 ▲농작물 재해보험 보상수준 개선 ▲저온 피해 상습지역에 대한 품종전환 확대 ▲방상 팬 보조지원 비율상향 ▲미세조류 시범사업 선정 등이다. 뜯어놓고 보면 그리 어려운 요구사항도 아닌 듯하다.

농촌의 근간이 뿌리 채 흔들리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감안하면 해마다 반복되는 냉해 피해에 대해 정부가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서야 할 것이다. 지난달 농식품부 관계자들이 서삼석 국회의원과 현지를 방문, 실태 파악에 나섰던 만큼 충분한 현지 조사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바라건대, 이번 현장에서 파악된 문제점과 건의사항들이 정부 정책에 반영되길 기대해 마지않는다. 나아가 보다 근원적인 대책으로 농업인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농사에 매진할 수 있는 길이 하루빨리 트이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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