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 속에 초·중·고 학생들이 온라인 개학을 했지만, 원격 시스템 접속이 지연되는 등 곳곳에서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중3과 고3 학생들을 상대로 한 온라인 개학에서도 접속 불안정 등 수업콘텐츠 사용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민원이 폭주한 상황에서 초등학교1~3학년까지 가세했으니 그 혼란상은 미뤄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도시학교가 이럴진대 농어촌학교인들 어쩌겠는가.

더욱이 농어촌학교인 전남의 경우 학생 수가 고작 대여섯 명인 경우가 태반이다. 영암지역만 보더라도 삼호와 영암읍 중심의 몇몇 학교를 제외하고 초·중학교 절반이 넘는 숫자가 한 학급당 6명 내외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현재 소규모학교가 대부분인 전남 농어촌지역은 온라인 개학보다는 학교수업을 통해 정상적인 수업이 더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학생 수가 많은 밀집된 도시형 정책을 5~6명 놓고 가르치는 농어촌학교에서 굳이 똑같이 온라인 수업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공감을 갖게 한다. 널찍한 교실에 적정한 거리 두기로 수업을 진행한다면 지금 사회적 거리 두기와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다.

물론,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쉽사리 판단해 결정을 내린다는 것이 부담스런 일일 수 있지만 최근 확진자수가 급격히 줄고 진정국면에 접어들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도 완화된 실정을 감안하면 지금의 획일적인 온라인 개학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 하겠다.

한글도 제대로 익히지 못한 초등학교 입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을 제대로 따라갈 수 있을 것인지도 의문이고, 도시 아이들은 부모들이 옆에서 도움을 준다고 하지만 농어촌지역은 그럴 형편도 안되는 것이 현실이 아니던가.

실제, 충북에서 17년째 초등학교에 근무 중인 한 교사는 온라인 개학 소식을 듣고 눈앞이 캄캄했다고 한다. 온라인 학습을 할 수 있는 학생이 드물기 때문이다. 이 교사는 부모들에게 전화를 걸어 PC와 스마트기기가 있는지 물었더니 컴퓨터를 다룰 줄 모른다는 부모가 적지 않았고 인터넷 연결이 안된 집도 많았다는 것이다. 대체나 조손가정이 많은 농어촌지역에 인터넷이 제대로 연결된 집이 과연 얼마나 될까. 온라인 수업으로 학력 격차만 커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한데 일선 현장을 잘 알만한 전라남도교육감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하기만 하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존재감이 더욱 드러난 이재명 경기지사나 박원순 서울시장의 리더쉽을 지켜보면서 교육부의 지역실정을 무시한 탁상행정과 함께 진정한 교육자치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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