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농어촌지역 소규모학교가 대다수
도시 중심 획일적 온라인 개학 안맞다
적정 거리 유지…학교수업 ‘무난’ 지적

코로나19 사태로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 시작된 가운데 소규모학교가 대부분인 전남 농어촌지역 초·중학교의 경우 학교실정에 따라 학교수업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교육부의 방침에 따라 4월 9일 중·고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작한 온라인 개학이, 16일 중·고 1·2학년과 초등학교 4·5·6학년까지 확대되며, 20일에는 초등 1~3학년이 온라인 개학 한다.

전라남도교육청에 따르면 학교 현장을 모니터링한 결과 교사, 학생 모두 EBS 접속 불안정 등 수업콘텐츠 사용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등 첫 이틀 동안(9~10일) 도교육청 및 지역 교육지원청 원격수업 긴급지원 콜센터에 접수된 민원사항은 모두 282건이며, 주로 로그인 장애와 업로드 오류 등의 불편 사항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고 3학년 온라인 수업에 따른 불편 사항이지만 초·중학교 전체로 확대될 경우 원격수업 확대에 따른 온라인 접속 과부하 등 민원이 폭주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현재 소규모학교가 대부분인 전남 농어촌지역은 온라인 개학보다는 학교수업을 통해 정상적인 수업이 더 바람직하다는 여론이다.

즉 학생 수가 많은 밀집된 도시형 정책을 5~6명 놓고 가르치는 농어촌학교에서 굳이 똑같이 온라인 수업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영암지역의 경우 관내 16개 초등학교 가운데 12개 학교가 6~7학급 규모에 그치고 있다. 금정초등학교는 전체 학생 수가 24명, 미암초등학교 25명, 학산초등학교 26명, 도포초등학교 30명 수준으로 한 학급당 5명 미만이다. 중학교의 경우도 서호중 2학급(8명) 금정중 3학급(15명) 미암중 3학급(15명) 도포중 3학급(19명) 시종중 3학급(19명) 구림중 4학급(20명) 등 전체 12개교 가운데 절반이 넘는 7개교에 이르며, 역시 한 학급당 6명 내외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소규모학교는 학생들이 학교에 등교하여 사회적 거리를 충분히 유지하면서 대면 수업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부의 획일적인 온라인 수업 지침에 무조건 따를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농어촌지역 초등학생들의 경우 원격수업에 필요한 기기 확보가 원활치 못한데다 대면 수업도 어려운 어린 학생들이 화상수업으로 제대로 된 학습을 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실정은 영암을 비롯한 전남지역 대부분이 비슷한 여건을 가지고 있어 전남도교육청 차원에서 실행에 옮기는 결단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1학년 입학을 앞두고 있는 한 학무모는 “입학생 수가 고작 4명이라고 하는데, 온라인 개학을 한다고 학교에서 연락을 받았다”면서 “이제 한글 배울 나이에 아빠도 힘든 화상 회의를 온라인으로 수업하겠다니 한숨이 난다”고 말했다.

광주대학교 김순흥 명예교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나 박원순 서울시장은 자치단체의 장으로서 가진 권한과 책임을 바탕으로 최대한 역량을 발휘하는 것을 보면 박수가 절로 나온다”면서 “정부의 정책은 대도시 밀집된 환경에 대한 답인 만큼 교육자치라고 한다면 전남이 먼저 현장에서 답을 찾아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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