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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의 심상(心像)
정 희 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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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봄이 다가온 것 같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따스한 햇살과 바람에 맡기고 어디론가 떠나고픈 봄이다. 낯선 도시로 떠나거나 다른 나라에 여행을 할 때면, 그곳의 특별한 음식을 먹어보거나 색다른 지역 특산품이나 기념품을 사서 추억으로 간직하고 싶은 것은 누구나 똑같은 마음일 것 같다. 지금의 여행은 예전과는 조금 다른 패턴으로 바뀌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인터넷의 발달로 모르는 지역의 목적지도 쉽게 찾아 빨리 도착할 수 있고, 맛집도 단번에 찾을 수 있는 편리한 세상에 살고 있다. 그렇지만 정보의 바다를 벗어나서 아날로그 방식으로 지도 한 장 들고 다니면서 예상치도 않게 멋진 풍경과 맞닥뜨리고, 기대하지도 못한 맛있는 먹거리를 찾으면 그 또한 즐거운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불편함을 견디지 못하고 인터넷을 검색해서 블로그 등의 개인적인 의견을 길라잡이 삼아 다른 사람들의 흔적을 따라 다니는 여행이 되어 버린 것 같다.

나만의 여행이 아니고 다른 사람들의 경치에 대한 감상과 먹거리에 대한 경험을 쫓아다니는 것 같다. 영암에 오신 분들한테 자신 있게 영암 특산물과 먹거리, 관광지를 소개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누구나 아는 관광지가 아니고, 누구나 먹을 수 있는 맛있는 음식이 아닌 지역민들만 알 수 있는 맛집들은 어디일까? 영암의 자랑거리는 월출산, 낙지, 도갑사, 달마지쌀, 황토 고구마, 무화과, 대봉감 등등, 이 정도? 그중 방문객들에게 들을 수 있는 영암의 특별한 것은 월출산과 도갑사 뿐이다.

관광객들이나 영암을 방문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낙지는 목포와 무안을 먼저 떠올리고, 쌀과 대봉감도 특산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며, 마찬가지로 황토 고구마 역시 해남이 먼저 생각난다고 한다.

전국적으로 각 지역을 대표하는 먹거리나 상징물을 찾아보니 가까운 강진군은 가우도에서 산란하는 황가오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황가오리 빵과 청자를 홍보 판매하고 있으며, 해남군에서는 두드림 청년지원사업을 통해 선출한 ‘블레싱’이라는 기념품점을 열어 블레싱에서 직접 만든 향초와 김순복 작가와 함께 제작한 그림엽서, 사회적기업에서 만든 식초와 고구마 가공품을 땅끝전망대의 기념품판매소에서 판매하고 있다.

목포시는 관광기념품 공모전을 통해 개발한 세발 낙지종, 갓바위 석고 방향제, 평화 손수건, 갓바위 목화밭 시계, 갓바위 스마트폰 거치대 등을 기념품으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또한 나주시는 작년에 공모전을 통해 수상한 ‘아름다운 나주시리즈 틴마그넷’ 등의 다양한 입상품을 나주시에서 사용 권한을 갖고 각종 행사에서 관광기념품으로 판매할 예정이며, 안동은 하회탈을 형상화한 라디오와 블루투스 스피커가 있다.

서산군은 천주교의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해미읍성의 호야나무를 패턴화한 ‘호야나무 패턴 기념품세트’를 판매하고 있다. 그 외에도 정읍시는 내장산 단풍의 향기를 담은 퍼퓸과 소이캔들, 내장산과 정읍사를 모티브로 한 나무조각 퍼즐, 동학농민혁명을 소재로 만든 보드게임 등 다양한 종류의 기념품을 판매 홍보하고 있다.

문화, 관광자원, 축제, 특산물 등을 소재로 지역을 알리고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역의 상징물인 관광기념품 개발을 위해 공모전을 기획하는 지역이 늘고 있다. 우리 지역에서도 상품화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일까? 군민 전체가 떠올릴 수 있는 영암군만의 상징적인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 가장 시급하지 않을까?

예전 어르신들이 장군바위라고 불렀다는 ‘큰 바위얼굴’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것임이 틀림없다. 고향을 사랑하는 한 사진작가에 의해 발견된 큰바위얼굴은 구정봉 근처에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고 예전부터 있었지만 발견되지 않고 있다가 우연히 햇볕의 위치에 따라 사진작가의 눈에 띄게 되었다.

즉 구정봉 자체가 큰바위얼굴인 것이다. 얼마 전 국회에서도 큰바위얼굴 사진 전시회를 열었었다 한다. 그런 큰바위얼굴을 주제로 해서 다양한 기념품을 만들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빵이나 방향제, 아니면 컵이나 또 다른 정감이 가는 상징품 등이나, 또는 공모전을 통해 여러가지 색다른 생각에서 나온 아이디어들을 공정하게 평가하여 기념품으로 녹여 낸다면, 우리 고장에는 무형의 자산을 획득하게 됨과 더불어 문화와 전통의 고장인 영암을 전국적으로 알리게 되는 마중물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삼호읍이 시배지이며 전국 생산량의 60%을 차지하는 영암의 대표적인 농산품인 무화과를 내용으로 하는 스토리텔링과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판매한다면, 이 또한 영암을 대표하는 관광상품이 될 것이라 생각을 해본다. 물론 상품이 개발되면 상품을 전시하고 판매할 수 있는 판매장도 관광지 곳곳에 있어야 하는 건 당연한 숙제일 것이다.

관광을 굴뚝 없는 산업이라고 한다. 그건 그냥 주어진 환경과 문화재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방문자의 입장을 조금 더 배려해서 섬세하고 무겁지 않게 눈높이에 맞추어 편하게 즐겨 찾는 영암을 만드는 게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싶다.

정희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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