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가 지난해 마한축제를 통합추진키로 합의해 놓고 지난 1월부터 축제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마한축제는 지난해까지 나주와 영암에서 각각 5~6년째 행사를 별도로 개최해오고 있다. 바로 인접 시군에서 비슷한 시기에 똑같은 주제를 가지고 경쟁적으로 행사를 치러왔던 것이다. 당연히 예산과 행정력 낭비라는 지적을 받아 왔고, 전국적으로도 보기 드문 사례에 따가운 시선(?)도 감수해야 했다. 그러던 차에 지난해 양 시군의 단체장이 만나 축제통합에 전격 합의했다. 당초 우승희 도의원이 제시했던 전남도가 주관하고 영암군과 나주시가 공동 개최하는 통합안에 전격 합의했던 것이다. 물론 전동평 영암군수가 제안하고 강인규 나주시장이 동의하는 형식이었지만, 어쨌든 양 시군의 단체장은 지난해 10월 영암에서 열린 마한축제 개회식장에서 이 같은 사실을 공식 확인시켜 주었다. 김영록 전라남도지사 또한 양 시군의 통합추진에 환영의 뜻을 표하고 전라남도 축제로 추진하는데 협력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렇지만 나주시는 지난 1월 31일 국립나주박물관에서 열린 제1차 축제추진위원회를 갖고 오는 10월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개최키로 축제 일정을 확정했다고 한다. 특히 지난 2월부터는 참신한 프로그램 발굴을 위한 ‘시민 아이디어 공모전’에 나선 데 이어 전국단위 포스터 디자인 공모전을 잇따라 발표하는 등 행사 10개월을 앞두고 벌써부터 축제준비를 서두르고 있다는 것이다. 수많은 관객 앞에서 공표했던 약속을 불과 3개월여 만에 뒤집고 10월에 개최될 행사를 벌써부터 서두르는 나주시의 속내를 이해할 수 없다.

물론 나주시가 ‘마한문화제’의 명칭을 변경해가며 나주의 대표축제를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제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지만 그렇다고 마한의 역사가 어느 특정 지역의 소유물일 순 없다. 전남의 뿌리이자 고대사를 꽃피웠던 마한역사문화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어내기 위해선 주변 자치단체들의 공동체적 협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소지역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마한축제가 큰 틀에서 발전하고 전남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면 도 축제화가 시급하다. 이를 위한 전라남도의 노력도 함께 요구된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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