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초등학교 일부 학부모들이 영암읍내 남녀 중·고등학교 통합과 남녀공학을 요구하고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영암의 중·고등학교 교육환경 변화를 바라는 학부모들’이란 이름으로 41명이 서명한 건의서를 영암교육지원청에 최근 전달한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진학 때문에 고민하지 않고 자부심을 갖고 성장하도록 적정한 학생 수 유지를 통해 영암의 중·고등학교가 경쟁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학부모들은 “공부를 위해서 중학교 입학부터 타지로 떠나는 아이들, 한 학년에 50명 정도로 줄어든 학생 수, 갈수록 경쟁력을 잃어가는 영암지역의 중고등학교 교육, 맛없는 학교 급식, 학교 폭력사태 등등을 열거하며, 영암읍내 남녀 중·고등학교 통합이 필요하고, 당장 통합이 어렵다면 중학교라도 남녀공학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선택권을 줄 것을 건의했다.

학부모들은 이어 “10여 년 전 영암읍 남·녀 중·고 통합이 이루어졌다면, 영암교육이 지금처럼 초라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영암에서 계속 살며 아이들을 키우고 영암을 떠나지 않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영암교육지원청은 이와 관련, 영암 교육계 인사로 구성돼 운영 중인 영암교육참여위원회의 자문과 전라남도교육청과의 협의를 거쳐 지역 여론에 따라 학부모들의 건의내용을 신중히 검토한다는 방침이어서 재추진 여부가 지역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사실, 영암중·고와 영암여중·고 통합문제는 지난 2002년 처음 거론된 이후 2004년 본격 추진이 됐지만 공립과 사립 간 통합 이견으로 무산됐고, 2012년 장만채 전라남도교육감의 거점고 육성방안이 제시되면서 영암고와 영암여고 통합안이 또다시 제기됐으나 결국 무산되는 등 그동안 3차례의 시도가 있었다. 특히 나주, 보성, 해남, 고흥, 영광, 무안, 강진, 함평 등 도내 대다수의 시·군에서 당시 거점고 육성에 동참한 반면 영암은 지역민들의 관심권 밖으로 밀려나면서 갈수록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 농어촌교육은 학생수 감소로 기로에 서 있다. 특히 대학입시 제도변화로 교육경쟁력 강화가 절실한 시점에 있다. 영암교육의 장래는 물론 지역을 살리는 차원에서 학교와 동문, 학부모, 그리고 군민 모두가 다시 한번 중지를 모아야 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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