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이 올해 월출산 명사 탐방로(일명 풍수길) 조성에 본격 나선다고 한다. 이를 위해 전동평 군수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최근 탐방로 주요 노선을 사전 답사하며 관광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월출산 명사 탐방로는 기찬랜드에서 녹암마을을 지나 대동제, 용암사지, 마애여래좌상, 구정봉까지 연결되는 총 5㎞의 힐링 코스로 총사업비 10억원이 투입돼 내년까지 사업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기찬랜드~녹암마을~대동제까지 2.4㎞는 영암군에서 시행하고, 대동제~큰골(상수도 수원지)~용암사지의 2.6㎞ 구간은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나눠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군은 이에 앞서 2019년 1월부터 국립공원관리공단을 비롯한 관계기관과 수차례 협의를 진행하고, 지난해 11월 국립공원관리공단에 입지 적정성 평가서를 신청, 오는 4월 공원계획 변경을 마무리하여 본격적인 사업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동안 ‘호남의 소금강’이라 일컫는 월출산의 천혜 자연을 갖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측면이 있어 많은 아쉬움이 컸다. 그러나 올해 추진되는 월출산 명사 탐방로 조성은 월출산에 산재한 불교 유적과 풍수지리의 대가인 도선국사의 발자취를 더듬어 볼 수 있는 테마가 있는 탐방로 조성이라는 점에서 자못 기대가 크다.

월출산의 불교 문화유적은 많은 지표조사와 각종 연구를 통해 수없이 발굴됐다. 그 중에서 구정봉 서쪽 중턱의 옛 ‘용암사’ 절터와 그 위 큰 바위 면에 새겨진 높이 8.8m의 마애불상은 1970년 발견돼 국보 제144호로 지정되기까지 했다. 예전에는 큰골을 따라 오르는 등산로가 있어 지역주민들까지도 많이 애용되었다. 험준한 산악지형인 월출산을 찾는 탐방로 가운데 가장 편리해 남녀노소가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각종 약초와 나물류는 물론 감·밤·다래·으름 등 온갖 식물들은 갖가지 형상의 바위들과 함께 명승 탐방로로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월출산이 국립공원으로 승격되고 인근 대동제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서 등산로가 끊겨 정겨운 지명들마저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월출산 관광을 더욱 활성화시키고 나아가 지역경제도 함께 살리는 차원에서 큰골 등산로 복원사업에 영암군과 국립공원관리공단이 함께 손을 맞잡고 나서 더욱 기대를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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