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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노인일자리’ 양(量)만큼 질(質)도 신경써야
이 은 경

학산면 유천마을 귀농(2010년)
버들샘영농조합법인대표
월출산힐링팜(향기찬 꽃차)
학산면 생활개선회부회장

2020년 새해가 밝았다. 영암으로 귀농한 지 어느덧 10년, 이제 환갑이다. 예전 같으면 자식들의 봉양을 받아야 할 어르신이었지만, 지금은 아직 노인 축에도 끼지 못하는 젊은이다. 그럼에도 최근의 노인일자리 열풍에 새삼 관심이 간다. 작년과 달리 올해는 우리 마을에서도 노인일자리 신청이 2배로 늘었다. 어제 아침엔 노인일자리 발대식과 직무교육에 참석하는 분들이 군내버스를 가득 채웠다고 한다. 100세 시대, 노인일자리는 늘어나고 있다.
 
노인 95% “일하고 싶다”

‘2019년 서울시 노년층 노동권 실태조사’에 의하면 60세 이상 노인 10명 중 9명은 계속 일하기를 원하고 이들의 10명 중 7명은 생계비를 벌기 위해 노동이 불가피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이는 노인들이 생존을 위해 노동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농촌은 다를까?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조사에 의하면 농촌의 노인들은 이미 80% 가까이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에 비해 농촌 노인들이 더 빈곤하고, 노후대비도 못하고 있다고 한다.

즉 도시나 농촌이나 우리나라 노인들은 먹고 살기 위해 ‘일하고 싶고’, ‘일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노인일자리 요구의 증가와 빈곤노인의 문제를 해소하는 것은 우리사회 긴급한 문제가 되었다.

‘노인 일자리’ 양적 증대의 한계

지난 연말 전국적으로 노인일자리 신청으로 자치단체가 북적거렸다. 그간 정부는 2004년부터 노인의 소득을 보장하고 사회참여를 높이기 위해 노인일자리 사업을 추진하여 왔다. 매년 월 30시간 정도(27만원) 일하는 노인일자리를 연간 10만개 정도씩 늘려 2020년에는 약 74만개로 증가한다고 한다. 노인이 연간 30만명 이상씩 늘어나는 상황이라 정부의 노인일자리 정책만으로는 노인일자리 수요를 다 충당하기는 어렵다.

사실 74만개의 노인일자리 중 민간분야 일자리 비중은 17%에 불과할 뿐 아니라 기업과 연계한 시니어 인턴쉽 일자리는 더욱 구하기 어려워 지속가능성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정부의 노인일자리 지원사업이 계속 확대되어도 평균 소득이 높은 편인 민간 노인일자리는 매년 감소하고 있어서 노인일자리는 양적 증대에 그치는 한계가 있다.

대부분의 노인일자리 사업은 공공형 일자리(월 30시간, 월 27만원)로서 실질적인 고용창출보다는 소득지원 성격이 강한 것도 한계이다. 노인의 절반이 빈곤층인데, 월27만원의 소득으로는 빈곤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질을 높이기 위해선 발상전환 필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노인 고용율이 세게 1,2위를 다툰다. 평균 다른 나라 노인들보다 2배나 더 일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한국의 노인 빈곤율도 48.1%로 OECD에서 1위라고 한다. 게다가 노인 자살률도 세계 1위이다.

즉 일하는 노인은 많지만 전반적으로 가난하고 불행하다는 얘기다. 그 이유는 ‘좋은 일자리 취업’이 어렵기 때문이다. 통계상으로도 노인 일자리는 소득이 낮은 단순노무직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노인일자리는 양(量)도 중요하지만, 질(質) 높은 소위 ‘좋은 일자리에 취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이미 우리보다 앞서서 고령화 사회에 도달한 일본은 사회교육 시설을 강화해 노인들의 취업을 지원하고, 고용 의무화 연령을 현재 65세에서 70세까지 늘리는 것을 추진 중이다. 미국은 법적으로 연령차별을 이유로 정년제를 폐지하였다. 독일의 경우 현재 65세인 정년을 수년 내 67세로 늘릴 예정이고, 노인을 고용하는 기업에 임금을 지원해주고, 교육비용을 부담하는 정책을 활용해 노인 취업률을 10년 만에 23%포인트나 높이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정년연장 노력과 함께 노인들의 경험을 살리면서 능력도 키울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 마련이 시급하다. 노인들이 자신의 이전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전문성이나 지역의 특색을 고려한 다양한 일자리들을 개발해야 한다.

특히 농촌 노인들의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사회적 활동을 담은 일자리(예를 들면, 농촌 노인들의 옛이야기나 전통문화 역량을 청소년들에게 전달하고 후진양성하는 일자리)들의 발굴도 소중하다.

이은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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