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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와트 그리고 한 많은 영산강
서 일 환

서호면 산골정마을生
전 광주우리들병원 행정원장
역사야톡 1~6권 저자
역사 칼럼니스트

앙코르와트는 크메르제국의 국왕인 수리 아바르만 2세가 동서 1.5㎞, 남북 1.3㎞ 규모로 1113년부터 1150년까지 37년 동안 건축한 사원이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자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이다. 1860년 프랑스 탐험가인 앙리 무오(Henri Mouhot)가 앙코르와트를 재발견할 때까지 오랜 세월을 정글 속에 묻혀 있었다.

2000년 왕가위 감독이 앙코르와트를 배경으로 영화 ‘화양연화(花樣年華)’를 촬영하여 세상에 알려졌다. 2001년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영화 ‘툼 레이더(Tomb Raider)’가 앙코르와트를 배경으로 촬영되어 더욱 유명하게 되었다. 프랑스인들의 도난과 약탈 그리고 캄보디아의 내전으로 상당한 부분이 파괴됐다.

뱅골보리수라고 하는 거대한 스펑나무 뿌리가 사원을 감싸고 1,000년의 세월을 함께하고 있다. 스펑나무가 죽으면 사원이 파괴되고 스펑나무가 자라면 사원이 파괴된다. 캄보디아인들은 스펑나무는 죽이지도 못하고 살리지도 못하는 자식 같은 나무라고 한다.

캄보디아에 앙코르와트가 있다면 영암에는 월출산(月出山)과 영산강이 있다. 국립공원 20호로 지정된 월출산은 산세가 웅장하고 수려하여 호남의 소금강으로 알려졌다. 천년고찰 도갑사와 무위사를 비롯해 왕인박사와 도선국사의 탄생 설화를 간직하고 있다. 매월당 김시습은 “남쪽 고을의 한 그림 가운데에 산이 있으니, 달은 청천에서 뜨지 않고 이 산간에 오르더라”고 월출산을 극찬했다.

영산강(榮山江)은 한강, 낙동강, 금강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4대강이라고 한다. 전남 담양군 용추봉에서 발원하여 광주 무등산에서 발원한 광주천, 장성 입암산에서 발원한 황룡강, 화순 계당산에서 발원한 드들강과 합수한다. 영산강은 나주평야를 적시고 함평, 무안을 지나 영암과 목포를 연결한 영산호에서 잠시 머물다가 서해바다로 흘러든다.

영산강은 예부터 조수가 밀려오는 감조하천(感潮河川)으로 바닷물의 피해가 많았다. 영산강 개발사업 1단계로 담양댐, 장성댐, 광주댐, 나주댐 등을 막았고, 2단계로 영암군 삼호 나불리와 목포시 삼향동 사이에 길이 4,351m, 높이 20m 하굿둑을 쌓았다. 하굿둑은 바닷물이 올라오지 못하게 영산강을 인공호수로 만들어 자연재해로부터 벗어나게 되었다.

1981년 영산강 하굿둑이 준공되어 기존의 농경지와 새롭게 조성된 농경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영산강 하굿둑이 건설되어 수많은 생명을 잉태한 갯벌은 사라졌고 영산강을 가로지르던 황포돛배도 끊어졌다. 또한 토사는 쌓여가고 수질마저 악화되어 죽음의 강으로 변했다. 영산호 국민관광지로 지정하고 영산호 농업박물관을 개관하였으나 관광객의 발길이 끊어진 지 오래됐다.

스펑나무처럼 죽이지도 살리지도 못하는 영산강 하굿둑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승촌보와 죽산보를 건설하였지만 썩어가는 영산강을 살리기는커녕 환경을 파괴하는 결과만 초래했다. 이제 한 많은 영산강을 죽음의 강에서 생명의 강으로 복원해야 한다.

서일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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