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암정 대동계 문서는 도지정 문화재로
만취재 소장 고문서, 장흥 대원사 자료도

‘덕진 영보정’(永保亭·전남기념물 제104호·사진)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뛰어난 건축미와 자연을 담은 영암 영보정 등 10건의 누정 문화재를 보물로 지정했다고 최근 밝혔다.

1635년경에 중건된 영보정은 조선시대 향촌의 향약, 동계(洞契) 관련 정자 중에서도 큰 규모(정면 5칸, 옆면 3칸)를 자랑한다. 전란이후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양질의 자재를 사용했을 뿐 아니라 전체적인 비례와 조형감은 물론, 세부구조 설계 측면에서도 완성도가 높다.

특히 영보정은 높은 마루 외에 후면열의 중앙에 구분된 방을 두는 독특한 평면형식을 취하고 있다. 또한 정교하게 짜인 익공식, 다양한 유형의 화반 배치, 간략하면서도 기능적 구조의 가구형식은 건축구조와 양식 측면에서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높다는 평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영보정이 지닌 입면의 비례감, 목재조각의 정교함, 휘어진 목재를 직선으로 만드는 기법 등의 조형성은 향후 목재 가공과 관련된 연구의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문화재로 지정된 누정은 영보정 외에 ‘진안 수선루’, ‘김천 방초정’, ‘봉화 한수정’, ‘청송 찬경루’, ‘안동 청원루’, ‘안동 체화정’ 등 모두 10건이다.

한편 전라남도는 14일 장암정 대동계 문서와 만취재 소장 고문서, 장흥 대원사 소장 십현담요해를 도 지정문화재로 고시했다.

장암정은 남평문씨 집성촌인 영암읍 장암리에 있는 조선시대 향약 집회소로, 17세기에 창건되고 18세기에 중건됐다. 전라남도는 1987년 1월 15일 기념물 제103호로 지정했다. 그러나 장암정에 전승되고 있는 장암동계(場巖洞契)를 비롯 각종 마을공동체 조직문서는 미지정된 상태에 있었으나 이번에 전라남도 지정문화재로 추가 지정 고시했다.

현재 장암정에 소장된 고문서는 17세기부터 21세기까지 무려 350년 동안 장기 보관된 마을문서다. 특히 장암동계 관련 용하기는 17세기에 작성된 마을 공동체 금전출납부로, 문서의 수록 내용이 복식부기로 작성된 회계장부라는 점에서 사료적 가치가 높다. 용하기에는 당대 향촌사 회에서 통용되었던 나락(租), 쌀(米), 상평통보(錢) 등 3가지 현금 개념이 문서에 기재돼 조선시대 시장경제의 추이를 시계열적으로 파악할 수 있고, 회계의 투명성이 돋보이는 고문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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