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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전염병과 반복되는 축산업의 위기
박 석 주

덕진면 운암리生
전 농협중앙회 영암군지부장
전 영암군농협쌀조합법인 대표이사
농우바이오 이사·감사위원장

최근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돼지고기의 소비가 격감하여 돈가는 추락하고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발병 지역과 인근 지역은 물론 전국의 양돈 농가는 공포에 떨고 있는 상황이다.

ASF 발병 초기 며칠간은 돼지의 출하 제한 조치에 따라 가격이 급등세를 보였다. 그러나 신문과 방송 등 모든 매체에서 ‘돼지 흑사병’이니 ‘치사율 100%’라는 등 자극적인 표현을 연이에 보도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소비심리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심지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ASF 고기는 사람에게 감염되지 않아요. 돼지고기 안심하고 드셔도 됩니다.”라는 잘못된 홍보 문안을 내보내 오히려 소비 감소를 불러일으켰다는 지적도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차분한 보도와 올바른 정보전달이 절실하다.

이번 돼지열병은 9월 17일 파주의 한 양돈 농가에서 최초 발병되고 남북 접경지대에서 연이어 발병하였다. 이후 철저한 차단 방역으로 추가 발병은 멈추고 있어 천만다행이지만, 그러나 전염경로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아 불안감을 떨쳐버릴 수 없다.

비무장지대에서 발견된 죽은 야생멧돼지 사체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었다고 한다. 겨울철을 맞아 개체수가 늘어난 멧돼지들이 도시나 농촌을 막론하고 주택지까지 출몰하여 피해를 주고 있다. 이러한 때에 만약 바이러스에 감염된 멧돼지들을 양돈 농가로부터 격리시키지 못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큰 재앙이 될 것이다.

우리 영암지역도 몇 해 전 고병원성 조류인풀루엔자(AI)가 만연할 당시 전국에서 가장 피해가 컸다. 대규모 닭·오리 사육농가들의 재산상 피해는 말할 것 없고, 가축의 생매장 작업에 나섰던 공무원과 봉사자들은 심리적 트라우마로 오래도록 고통을 겪은 경험이 있다.

가축질병 가운데 가장 큰 피해를 주었던 2010년과 2011년의 소·돼지 구제역은 다섯 달 가량 발병이 진행되는 동안 353만 마리의 소·돼지가 생매장되었다. 정부는 매몰 처분 보상금과 소독비용, 생계지원자금 등으로 3조 원에 육박하는 예산을 투입했다. 베트남을 여행한 축산농가의 작은 부주의가 불러온 큰 재앙이었다. 상황이 종료되고 예방접종을 통하여 지금은 구제역이 사라졌지만 쇠고기나 돼지고기의 수출은 아직까지도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축산업은 80년대 이전까지는 부업축산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영세한 규모로 영위되었다. 그러나 근래에는 부업축산은 사라지고 모든 축종에서 대규모 기업농으로 발전하였다. 2018년 농업 총생산액 50조513억 원 가운데 축산업의 생산액은 무려 19조7천3백억 원으로 39.4%에 이르고 있다.

입동이 지나고 본격적인 철새의 이동이 시작되었다. 환경부 조사결과에 따르면 10월 들어 우리나라에 날아온 겨울철새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나 증가했다고 한다. 철새들이 날아오는 동남아시아나 중국·러시아 등 주변국은 AI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도 꼼꼼하게 챙겨야할 때이다. ASF 발병의 주역으로 지목되고 있는 야생멧돼지 포획에도 보다 실효성 있는 방법이 모색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축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정부와 관련업계, 농민은 현재의 ASF 국면을 조기에 종식시켜야 한다. 또한 소비심리 진작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그간 중단된 지역축제를 가능한 한 새로 열고, 도시민에 대한 생산자단체의 돼지고기 판촉행사 지원을 확대하여야 한다. 차제에 돼지고기 요리를 개발하여 인기 있는 예능 음식프로그램에 방영을 제언한다. 계절적인 소비둔화에 대비하여 정부는 수매비축으로 공급량을 조절하고 ASF에 감염된 돼지고기는 시장출하가 불가능하다는 사실도 보다 호소력 있게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가축전염병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 상시 예방체계도 구축하고 긴장감을 유지해야 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모든 가축질병에 대한 영구 항체가 형성되어 우리나라의 축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기를 기대해 본다.

박석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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