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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스톤 국립공원 여행기
박 석 주

덕진면 운암리生
전 농협중앙회 영암군지부장
전 영암군농협쌀조합법인 대표이사
농우바이오 이사·감사위원장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시애틀에서 출발하여 18시간을 자동차로 달려서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오가는 동안 들른 휴게소에는 별다른 시설 없이 간이매점과 화장실뿐이었다.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 고속도로 휴게소는 호텔 수준이다. 길가에는 끝없이 이어지는 초지와 옥수수밭과 포도밭이 진풍경이다. 해발 2천m 고지인데도 물이 풍부하여 농장마다 대형 이동식 물뿜이개가 물을 내뿜고 골짜기마다 물놀이 피서객으로 붐빈다.

왕복 6차선 도로에 캠핑카와 이륜차 대열이 줄지어 달리는 것을 보면서 미국인의 휴가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아쉽게도 승용차는 일본 상표가 주류를 이루고 미국이나 유럽 차종은 그보다 적어보였다. 종종 현대, 기아차가 눈에 띄면 괜히 반갑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1872년에 지정된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이다. 그 넓이도 대략 9천㎢로 우리나라 면적의 10분의 1 정도다. 소나무 숲이 바다처럼 펼쳐지고 폭포와 천길 협곡을 지나면 들소 떼가 노니는 늪지대가 끝없이 펼쳐진다. 간헐천과 형형색색의 크고 작은 온천들이 1만여 개나 있다니 놀랍다.

옐로스톤은 ‘불과 얼음의 땅’이라 불린다. 지표면 5㎞ 지점의 마그마에서 덥혀진 물이 분출하는 대표적인 볼거리 ‘올드페이스풀’은 100m 창공으로 열수를 뿜어 올려 탐방객의 환호를 자아내게 한다.

“왜 땅에서 연기가 나와요?” 세 살짜리 손자가 묻는다. “지구가 숨 쉬면서 내뿜는 콧김이란다.”라고 재미있게 대답해 주었다. 이번에는 물 색깔이 화려한 온천을 보며 “물속에 무지개가 있어요.”라는 엉뚱한 표현을 하여 모두 한바탕 웃음꽃을 피운다.

너른 지대에 널려있는 분기공의 요란한 휘파람 소리와 피어오르는 수증기, 부글부글 끓는 진흙 웅덩이, 코끝을 찌르는 유황 냄새 등으로 온천 주변은 그야말로 살아있는 지구박물관이다.
겨울철이 되면 영하 45도까지 내려가고 눈이 많이 내려 5개월 동안은 인적이 끊긴다고 한다. 그때서야 이곳은 동물의 천국이 된다. 들소와 회색곰, 늑대, 여우 무리들이 온천 주변과 얼지 않는 개울가에서 겨울을 난다고 한다. 인간과 동물이 계절에 따라 주인의 자리가 바뀌는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별천지’라 여겨졌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광활한 지평선 위로 붉게 물든 찬란한 노을을 감상할 수 있었다. 어느 사이에 소나기가 지나갔는지 도로 왼쪽으로 커다란 쌍무지개가 걸쳐있는 절경은 탄성과 함께 여행의 백미를 장식한다.

최초로 이곳을 탐험하고 국립공원을 만들게 한 이는 미국 국립공원의 아버지라 불리는 죤 뮤어(Jhon Muir)이다. 그는 “자연보호의 이유는 인간의 유익이 아닌 자연 자체를 위해서다”라며 인간 개입의 최소화를 주장하였다. 그의 정신이 계승된 결과 옐로스톤 뿐만 아니라 요세미티 등 미국의 국립공원은 오늘날까지 자연이 훼손되지 않은 세계적인 명소가 된 것이다.

우리나라도 1967년 지리산을 시작으로 현재 22개의 국립공원이 지정, 운영되고 있다. 우리 고장 월출산도 1988년에 스무 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전체 우리나라 국립공원 면적은 6천726㎢로 옐로스톤 보다 훨씬 작은 규모다. 그러나 청정한 환경과 수려한 경관으로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생태보전의 귀중한 교육장이 되고 있다.

자연유산이 유력한 미래 산업자원이 되는 시대이다. 앞으로는 도시민들의 자연 생태관광이 새로운 추세로 자리 잡을 것이란 전망이다. 현대인들은 점점 늘어나는 여가 시간에 가족단위로 캠핑을 하며, 자연과 지역문화에 젖어드는 여행을 선호할 것이다. 월출산국립공원도 휴식과 건강증진 및 치유회복의 공간으로서 그 가치가 날로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된다. 이제부터는 지역주민과 지자체,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장기적인 안목으로 월출산의 미래가치를 높이는 일에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박석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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