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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비록’의 교훈을 떠올리며
신 중 재

덕진면 노송리 송외마을生
전 광주시교육청 장학사
전 광주 서광초등학교 교장
한국전쟁피해자유족 영암군회장

시경에 ‘지난 일의 잘못을 징계해서 후에 환란이 없도록 조심한다.’라는 구절을 비롯하여 류성룡은 ‘징비록(懲毖錄)’을 저술한다. 이것을 주제로 KBS에서 제작하여 방영한 드라마를 감명 깊게 시청한 바 있다.

징비록은 1592년 일본 통일이라는 과업을 달성한 풍신수길이 명나라를 치겠으니 길을 비키라는 명분을 걸고 조선을 침략한 임진왜란부터 정유재란까지 조선의 전시상황을 통한의 눈물로 쓴 책이다. 그는 좌의정, 병조판서를 겸하다가 전쟁이 발발하자 도체철사에 임명되어 군무를 총괄한다. 그 전에 조선은 전쟁을 간파하고 미리 대비할 시간은 충분하였다. 이율곡의 십만양병설, 전쟁 2년 전, 일본에 다녀온 정사 황윤길은 전쟁을 예감하고 미리 대비해야 함을 역설했다.

그러나 부사 김성일은 정반대 정보를 제공한다. 류성룡은 전쟁을 예감하고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을 임금께 주청하였으나 번번이 좌절되고 만다. 대신들은 모두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오판하게 된다. 그러나 결국 전쟁은 일어나 단 20일 만에 변변히 저항하는 군사 하나 없이 한양이 함락되는 대참사가 일어나고 선조는 도망가기에 바빴다. 이에 크게 분노한 백성들은 왕궁을 불사르고 군량미를 약탈하는 등 무법천지가 된다.

신립 장군이 탄금대 전투에서 패배하고 관군의 사기는 땅에 떨어져 전의를 잃게 된다. 그러나 곽재우를 비롯한 고경명, 김천일, 조헌 의병들이 전국 곳곳에서 왜군을 섬멸하는 전과를 올린다. 선조는 평양성을 거쳐서 의주까지 도망가 싸워볼 생각도 하지 않고 백성들을 버린다. 오로지 자기 한 몸 살겠다고 요동으로 파천하고자 명나라에 희망했으나 좌절되어 국경 부근에 머물면서 결국은 그들에게 지원군을 요청한다.

명나라 장수 이여송의 대군이 전쟁에 참여했으나 힘들여 싸우지 않았다. 싸움을 자주 뒤로 미루고 마지못해 참전하며 위기에 처한 조선을 깔보며 업신여긴다. 류성룡은 지혜와 지략으로 명나라 장수를 부추기고 설득시켰으나 그들은 전쟁을 질질 끌 뿐이었다. 조선은 싸워 이길 능력도 없이 명나라에 의존하니 나라의 앞날이 암울했다. 국난을 극복하기 위해 류성룡은 이순신을 천거하여 벼슬을 올리고 파격인사를 단행하면서 적지 않는 모함을 받지만 굽히지 않았다. 은밀히 수군을 함께 이끌어 간다. 거북선을 만들어야 한다고 임금께 주청했으나 소용이 없어 임금 몰래 축조비를 조달한다. 일촉즉발의 나라를 구하는 승전을 하니 그때서야 임금은 그를 인정한다.

일본의 보급로인 해상을 철통같이 막아 그들의 숨통을 조인다. 일본군은 명나라의 참전으로 평양성을 빼앗기고 권율 장군의 행주성에서의 참패로 사기가 떨어지면서 퇴로가 막혔다. 어쩔 수 없이 명나라와 휴전협정을 하게 된다. 한양을 내주고 본국으로 철군할 때 길을 막지 않기로 약조하며 남쪽 4도를 나눠주라고 요구한다.

일본의 과한 요구는 관철되지 않아 전쟁은 다시 시작된다. 일본군은 명군과 의병들의 용맹, 이순신의 지략으로 참패한다. 그러나 이순신 장군은 모함을 받고 파직된다. 그를 대신해 원균이 임명되었으나 수군은 대패하고 많은 배를 잃는다. 선조는 수군이 육군과 합류하기를 명령하였지만 백의종군한 이순신은 ‘신에게 아직 12척의 배가 있습니다.’는 말을 남기고 1597년 133척의 일본 배를 섬멸하는 전과를 올린다.

풍신수길이 죽고 일본군은 철수한다. 철군하는 배를 쫓는 노량해전에서 이순신은 갑옷도 입지 않고 참전한다. 총탄을 맞고 ‘싸움이 급하니, 내 죽음을 알리지 마라.’라는 말을 남기고 최후를 맞는다.

후대에 국난이 생길 것을 경계하면서 징비록을 저술했으나 조선은 무관심했다. 패전한 일본에서는 이 책을 몰래 구입해 전쟁의 패인을 분석하고 많은 교훈을 얻었다고 한다.

조선이 동인·서인·남인·북인으로 나뉘어 당파싸움을 일삼다가 나라가 존망의 위기에 처하였듯이, 작금에도 민주당·자한당·정의당·바른미래당 이름만 다르지 정치의 모습은 그때와 별반 다르지 않는 것 같다. 산적해 있는 나라 일을 팽개쳤다. 수백만의 국민들이 양편으로 나뉘어 왜 촛불을 들어야만 하는지 정치인들은 정녕 모른단 말인가? 간음한 창녀에게 돌을 던지려던 청중에게 예수님은 죄 없는 사람은 돌을 던지라고 한다. 나이 든 사람부터 하나씩 떠나 한 명도 남지 않았다고 한다. 법무부장관 가족에 대한 비리와 의혹들을 의심하면서 나는 과연 그 가족을 비난할 수 있는지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소탐대실(小貪大失)이다. 눈앞의 작은 이익을 얻으려다 큰 것을 잃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 우리나라의 주변 강대국들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눈을 부릅뜨고 있다. 북한에서는 미사일을 쏘아대고 일본은 경제전쟁을 선포하며 미국, 중국, 러시아도 우리의 숨통을 조인다. 태풍 피해가 심각하고, 돼지열병이 전국으로 번져 총체적인 위기상황이다.

과거의 잘못된 역사를 잊지 말자는 징비록이 담고 있는 교훈을 마음에 새기면서 국민들은 심기일전하고, 국회의원들은 국정감사와 내년 예산 등 계류되어 있는 법안들을 하루속히 심의하고 전국을 안정시켜 주기 바란다.

신중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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