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문화원 초석 다진 서양화가

김희규 전 영암문화원장이 지난 15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7세.

고인의 영결식은 영암문화원 주관으로 영암농협 장례식장에서 영암 해병전우회(지회장 안중한)의 추모 의전과 영암군 산악회 전 임원 및 가족 친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히 거행됐다.
추모묵념을 시작으로 임상문 문화원 부원장의 업적보고와 김한남 문화원장의 조사에 이어 신락현 전 영암군 산악회장의 추모사와 헌화가 이어졌다. 고인은 16일 국립 5.18민주묘지에 안장됐다.

한편 고인은 지난 1984년부터 2004년까지 20년 동안 영암문화원장을 지내며 초창기 영암문화원의 초석을 다졌다.

1980년 5.18 민주화 운동에 가담했다가 1년 이상 투옥돼 극심한 고문 후유증으로 시달리면서도 영암문화원장 직을 맡아 향토문화 발전에 기여했다.

고인은 홍익대 미술대학을 졸업한 뒤 목우회 활동을 하면서 서울과 광주 등지에서 개인전을 수차례 가졌던 젊고 유능한 서양화가 출신이었지만 고문에 의한 수전증으로 중도에 화가의 길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김한남 영암문화원장은 이날 조사에서 “병환에 누우시기 전 어느 해, 보관만 해두신 미완성 작품들에 대해 그대로 놔두실 건지를 물으며, 제안했던 나에게 ‘자네는 미술을 잘 몰라서 그래…’ 등의 전화 통화가 마지막이 되고 말았다”면서 “문화원장 재직 시 확고한 신념과 불타는 열정을 가지시고, 한편 알뜰하고도 정성 어린 운영과 과묵한 실천력으로 이룩해 놓으신 큰 공적들은 영암의 민주화운동과 문화원의 역사에 오래 남아 빛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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