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림정 등 방문…건학이념 새겨

국제고등학교 교직원(교장 박창재) 70여명이 구림마을을 찾아 2,200년의 역사를 지닌 구림마을의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이 마을 출신 박창재 교장의 인솔아래 구림마을을 찾은 국제고등학교 교직원들은 지난 19일 태풍 다나스의 영향에 의한 강한 비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5세기 초 왕인박사가 도일했던 상대포를 비롯, 대동계, 회사정, 국암사, 서호사, 죽정서원, 도기박물관, 군립하미술관을 차례로 방문했다.

영암출신 서양화가 류재웅씨와 한국화가 조병연씨의 특별전이 전시되고 있는 하미술관에서는 월출산 사계 등의 작품에 국제고 교직원들의 발을 오랫동안 붙잡았다. 이어 연주현씨 종가집인 죽림정(竹林亭)을 찾은 교직원들은 종손인 현삼식(72)씨의 안내로 죽림정의 역사와 이순신과 연주현씨 집안의 인연에 대해 강의를 듣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현씨는 “오늘날 널리 회자되는 ‘약무호남시무국가(若無湖南是無國家)’라는 말의 출발은 바로 죽림정에서 시작되었다”면서 “이순신 장군의 외가가 현씨 집안이었기 때문에 연주현씨 영암사직공파 14세손 현덕승(1564~1627)·15세손 현건(1572~1656)과는 아주 각별한 사이였다”고 말했다. 현씨는 이어 “그런 인연으로 이순신은 진도군수 발령을 받고 임지에 부임 중 구림마을에도 들렀으며, 연주현씨 종가에는 이순신 장군이 현덕승·현건에게 보낸 편지 7통이 보관돼 있는데, 이 중에는 ‘약무호남시무국가’가 쓰인 편지가 보관돼 있다”고 소개했다.

그런 연유로 현씨종가 입구에는 2018년 당시 전남도지사였던 이낙연 국무총리의 지원으로 ‘약무호남시무국가비’가 세워지게 됐다고 현씨는 설명했다.

이날 구림마을을 찾은 국제고 교직원들은 학교의 건학이념인 이순신 장군의 ‘충무정신’을 구현하는 취지에서 고향인 박창재 교장의 적극적인 주선으로 해마다 답사하고 있다.

박창재 교장은 “이순신 장군이 몸소 실천한 애국애족(愛國愛族), 자주자립(自主自立), 창의창조(創意創造), 염결무사(廉潔無私), 감전필승(敢戰必勝)의 5대 정신이 충무정신이다. ‘약무호남시무국가’의 편지 글이 남아 있는 죽림정은 충무정신의 혼이 남아 있는 장소이다”면서, “국제고등학교의 건학이념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자주 찾겠다”고 말했다.

국제고 김영순 교사(54)는 “구림마을이 품은 왕인·도선·최지몽 등의 인물에도 놀랐지만, 이순신 장군이 다녀갔고 이순신 장군의 편지가 7통이나 남아 전한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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