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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오고 싶은 영암을 꿈꾸며
박 석 주

덕진면 운암리生
전 농협중앙회 영암군지부장
전 영암군농협쌀조합법인 대표이사
농우바이오 이사·감사위원장

감탄할 만큼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 우리는 ‘한 폭의 그림 같다’고 말한다. 봄비가 내리는 날의 월출산이 그렇다. 월출산은 연초록의 새싹무늬 저고리에 노랑물감 들인 비단치마를 입은 어머니의 모습이다. 분단장한 체취처럼 꽃향기가 묻어나고 바람결은 볼에 닿은 어머니의 입맞춤처럼 감미롭다.

지난 4월 26일부터 사흘간 개최된 ‘제1회 영암월출산 경관단지 유채꽃축제’에 다녀왔다.

첫 축제에 2만5천명이 다녀가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유채의 작황으로 보아 앞으로도 상당기간 만개한다고 보면 방문자는 훨씬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축제를 주관하는 영암농협 박도상 조합장에 의하면 “금년도에 영암군은 경관직불제 사업으로 40만평의 유채 재배를 시작하였고, 앞으로 100만평까지 넓힐 계획도 갖고 있다. 이번 축제를 계기로 농가소득 증대와 농촌관광 활성화로 이어지는 밑거름이 됐으면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유채농사는 겨울철에 유휴농지를 활용하는 것으로, 유채종자로 얻는 수입 외에 보조금을 기대할 수 있다. 후작으로 메밀을 파종하여 쌀농사의 2배 소득을 기대할 뿐 아니라 충분한 밀원을 확보하여 많은 꿀을 채취하기도 한다. 특히 영암의 유채는 유전자변형이 되지 않은(Non GMO) 종자를 써서 유채씨 기름을 서울관내 학교급식 재료로 납품한다니 더욱 반가웠다.

우리나라의 지역축제는 1990년대 중반 지자체장 직선제 도입이후 지역을 가리지 않고 우후죽순처럼 급격히 늘어났다.

한국관광공사에 의하면 1978년 말 불과 315건이던 것이 2018년 말 1천717건이나 되었다고 한다. 문화관광부에서 매년 지역축제를 평가하여 최우수·유망·우수 축제 41건을 선정하였는데, 우리고장의 ‘왕인문화축제’가 유망축제에 선정된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왜 이렇게 많은 지역에서 앞 다투어 갖가지 이름의 지역축제가 열릴까? 서울시정연구원의 보고서는 지자체장이 짧은 기간에 눈에 보이는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사업으로 지역축제가 가장 매력적인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축제가 성공하였을 때에는 관광객 유입으로 지역상권이 활성화되고, 지역에 대한 효과적인 홍보가 가능하다고 한다. 그리고 지역주민들에게 소속감을 고취하고, 문화향수(享受) 기회를 넓히며, 주민의 건전한 여가생활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한다.

고유의 지역색 있는 체험의 장이 되어야

성공적인 글로벌축제로 선정된 김제 지평선축제. 보령 머드축제. 안동 탈춤페스티발. 진주 남강유등축제가 있다. 이 사례들의 공통점은 누구나 참여하는 체험의 장으로 오랜 생명력을 지닌다는 점이다.

최근 세계축제협회 심포지움 참석차 경남 진주에 온 세계축제협회(IFEA) ‘스티브 우드 슈메이더’ 회장은 한국축제의 글로벌 경쟁력으로 ‘지역색’을 꼽았다. “축제가 지역단계에서 독특한 개성이 있어야만 참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보고 배우고 싶어 하는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강조하였다.

반면에 같은 지역에서 일 년에 수차례 개최되는 축제가 외지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고 큰 매력을 주지 못하여 동네잔치에 머무르는 경우도 많다. 이름과 개최지만 바뀌어 지역의 특징적인 브랜드지원과 테마가 없이 졸속으로 기획되고 콘텐츠 부족으로 중단되는 사례도 많다. 그렇고 그런 내용에 고유의 지역색도 없다면 주민들조차 곁눈질로 지나치고 마는 겉치레 행사가 되고 말 것이다.

그동안 우리영암의 축제도 왕인문화축제를 필두로 장미꽃축제, 국화꽃축제에 더하여 올해 유채꽃축제까지 보태어졌다. 우리영암은 월출산이라는 보배 덩어리에 왕인과 도선국사라는 인물, 그리고 각 성씨 조상들의 스토리가 녹아있는 문화의 고장이다. 이는 어느 지역도 가지지 못한 천혜의 자원이며, 문화적 유산이요, 지역축제 성공의 자산이다.

그러나 오늘날과 같은 4차산업 융복합시대에는 주어진 조건 이외에도 적절한 콘텐츠 개발과 기획으로 알찬 준비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러한 과정이 없다면 사라지는 축제로 전락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그러므로 ‘영암 월출산 경관단지 유채꽃축제’가 계속 성장하여 영암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철저하고 세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왕인문화축제에 연이은 유채꽃축제가 월출산 둘레길이 이어지는 모든 면지역을 아우르는 축제로 발전하기를 바란다.

왕인박사유적지에서 문산재 가는 길가에 조그만 시비가 있다. 더러 보신 분이 계실 것이다. 향토 기업가인 이광래 우미건설 회장의 시 ‘오솔길’을 필자의 건의로 영암군에서 2004년 세운 것이다.

“구림의 오솔길 정다운 길/꼬불꼬불 꼬부랑길 산새 함께 가는 길/옛 고승 다녔던 길/도갑사에 이르는 길/왕인박사 오고 간 길/정취 스며있는 길/다시 오고 싶은 길/연인과 함께 거닐고 싶은 길”

짧지만 읽을수록 정감이 묻어나고 영암과 월출산을 사랑하는 마음이 읽혀진다. 월출산을 오르거나 축제의 인연으로 영암을 찾았던 사람들이 시인과 같은 마음으로 다시 찾아와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인정 많고 문화와 품격이 넘치는 사람들, 맑은 공기와 깨끗한 시냇물이 흐르는 청정지역, 오염되지 않은 땅에서 질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는 풍요의 땅 영암!

모든 사람의 기억 속에 ‘다시 오고 싶은 영암, 연인과 함께 살고 싶은 영암’이 되기를 소망하며, 이 땅을 찾는 모든 이들이 ‘엄지척’ 하는 모습을 꿈꾸어 본다.

박석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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