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농협이 이달 26~28일 ‘월출산 유채꽃 축제’를 연다. ‘경관농업’을 통해 지역특산물 판매, 관광수입, 주민들의 취업기회 확대 등 경제적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는 ‘관광산업화’의 첫 시험에 나선 것이다. 그동안 금융사업 위주로 안주해오던 농협이 경제사업에 눈을 돌리며 지역사회와 함께 상생의 기회를 갖게 된 데는 불가피한 측면이 없진 않지만 어쨌든 영암농협이 선도적으로 나선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경관농업은 농작물의 자라는 모습을 주변 풍경과 어울려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어 경제적인 이득을 창출하는 농업형태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경관농업을 지향하는 곳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곳으로는 청보리밭으로 유명한 전북 고창의 학원농장과 광양의 매실농장을 들 수 있다. 봉평 메밀꽃축제, 제주도의 유채꽃단지도 대표적인 사례다. 넓은 논과 밭에 심어진 유채꽃이나 청보리, 양떼목장, 식물원이나 수목원도 경관농업에 포함된다. 경관농업은 농촌의 자연스러운 특징을 살리는 농업으로, 농촌체험 프로그램과 같은 관광객을 위한 프로그램과 연계되는 경우가 많다.

거센 수입개방의 파고로 농사가 생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농촌사람들의 삶이 크게 위협받고 있음은 이미 오래전의 일이다. 따라서 한계점에 이른 지금의 농촌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그 대안 중의 하나가 ‘경관농업’이다. 본지에서는 3년 전 국내외 취재를 통해 경관농업에 대한 실태와 대안을 제시한 바 있다.

영암지역은 월출산과 영산강 등의 수려한 자연경관과 함께 왕인박사와 도선국사 등의 인물, 마한의 역사와 도갑사 등의 천년고찰, 가야금산조와 같은 독창적인 음악, 구림·장암·영보의 전통마을 등 역사·문화·예술적 자원을 풍부하게 지니고 있다.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타 지역에 비해 충실한 콘텐츠를 본래부터 가지고 있기 때문에 관광산업에 있어 경쟁력이 있으며 지역 정체성과 문화적 다양성을 기반으로 관광에 접목한다면 기존 관광시장에서의 틈새시장 개척이 가능하리라는 점도 제시했다. 경관농업의 관광산업화가 더해진다면 경쟁력은 한층 높아질 것이라는 점도 강조한 바 있다. 첫 술에 배부를 리 없겠지만, 늦게나마 변화를 모색하는 지역의 작은 움직임에 격려와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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