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승 희 전남도의원

전라남도는 지난 2015년부터 ‘작은 영화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작은 영화관 사업은 전남 도내에 영화관이 없는 16개 시군을 대상으로 개봉중인 영화를 볼 수 있는 상설영화관을 만들어 도민들의 문화적 기회를 확대하자는 취지로 추진되었다.

2015년 ‘장흥 정남진 시네마’를 시작으로 2016년 ‘고흥극장’, 2017년 ‘진도아리랑 시네마’, ‘완도 빙그레 시네마’, 2017년 ‘곡성 작은 영화관’, 2018년 ‘화순시네마’가 문을 열었다. 도내 6개 지역에서 70~80년대 극장들이 문을 닫은 지 30여년 만에 영화관이 문을 연 것이다.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뜨겁다. 장흥 1호점 개관 후 6곳의 2018년까지 누적 관람객 수는 총 71만 5,585명으로 순수익 8억 900여만원, 일자리 42명 창출의 성과가 있었다.

전라남도는 올해 4월 보성점 개관과 담양, 해남, 영광, 신안 4개소에 작은 영화관 건립을 착수할 예정이다. 2020년은 강진과 무안에 착수가 확정되었다. 그러면 전남도내에 영암, 함평, 장성만 영화관이 없게 된다.

본 의원은 지난 2015년 말 영암읍에도 작은 영화관을 추진하자고 영암군 담당과에 실무검토를 요청했다. 영암읍 지역경제 활성화와 주민들이 문화적 삶을 누리도록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였다. 당시 신축 중이던 군청 앞 교보생명 건물 등 몇 곳을 검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담당부서로부터 영암읍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나주와 목포에 영화관이 있기 때문에, 작은 영화관을 운영하면 매년 1억 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하는 등 운영상 어려움이 있어 건립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결과를 받았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손익계산의 결과일 뿐이다. 영암읍에 문화를 향유할 만한 시설이 거의 없어 목포나 광주로 나가 소비하는 흐름이 지역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역민들의 여론이 형성된 지 오래다. 오히려 이를 바꿔보려고 시도하지 않은 것이 더 손해지 않을까?

영화관은 문화 복지 사업이다. 설사 적자가 발생하더라도 작은 영화관을 운영함으로서 발생하는 지역경제 효과는 훨씬 더 크고 다양할 것이다. 쇠락해져가는 지역을 지키고 살아가는 영암군민들의 문화생활과 삶의 질 향상은 1억 원을 주고도 살수 없는 가치 있는 일이다. 사람들이 농촌을 떠나는 이유가 교육과 의료문제 그리고 도시와 같은 문화생활을 누릴 수 없다는 것쯤은 알기 때문이다. 농촌이 더 잘 살고 농민이 더 행복해야 한다. 특히 젊은이들이 농촌에서도 출산육아 걱정 없고, 수준 높은 문화·복지를 누릴 수 있는 시설이 많아져야 한다.

또 적자를 이유로 작은 영화관 추진을 포기한 것이 기우였음을 타 지역 운영결과로 확인할 수 있다. 도내에 운영 중인 작은 영화관 6개소 중 곡성군만 2년간 약 900만원의 적자가 났을 뿐, 나머지 5개소는 흑자로 운영 중이다. 2018년도만 살펴봐도 장흥은 7600여만원, 고흥은 1억 8800여만원, 진도는 2100여만원, 완도는 9500여만원, 화순은 2600여만원의 흑자를 냈다.

도내 작은 영화관 6곳 중 고흥군만 직영하고, 나머지 5개 군은 위탁운영하고 있다. 1개소 당 100석 미만의 2개관으로 구성되어 시중가의 60% 가격으로 영화를 관람하고 있다. 1개소 당 7명 정도의 일자리도 창출되고 일반 영화관에 손색없는 음료판매점도 운영된다.

본 의원은 최근 전동평 영암군수와 면담하여 전남도의 작은 영화관 건립과 운영현황을 설명하고 영암읍에 작은 영화관을 적극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영암군 문화관광과도 구체적인 계획 수립에 들어갔다. 작은 영화관 건립에는 국·도비와 시·군비 등 1곳 당 10억원 안팎의 사업비가 들어간다. 이미 국·도비 확보 노력을 진행 중이다. 영암에서도 내년에 작은 영화관이 건립되도록 영암군의회도 예산반영에 적극 동의해 주길 부탁드린다. 특히 영암읍 내 적절한 위치 결정 등 영암읍 주민들이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로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

영암에는 영암읍 역리에 영암중앙극장이 운영되었으나 70년대 말 문을 닫았다. 중앙극장은 공연과 영화 관람 등 영암의 문화 공간으로서 역할을 했고, 많은 주민들에게 추억을 만들어주었다.

가칭 ‘영암 기찬 시네마’처럼 작은 영화관 건립사업 추진으로 40여년 만에 영암에 다시 영화관이 생겨 주민들의 삶이 더 풍요로워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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