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제의 인물…오복영 개신1리 이장
문화관광해설사 등 고향에 돌아와 활발한 활동

어릴 적 꿈이 ‘마을이장’이었다는 영암읍 개신리 1구 이장 오복영씨(64)가 지난 18일 오전 11시 마을회관에서 주민 50여명과 내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임 이장과 함께 이·취임 행사를 조촐하게 가져 눈길을 끌었다.

그는 주위에서 마을 이장까지 이·취임 행사를 갖는다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도 있었지만 그동안 마을에 봉사한 전임 이장에 대한 배려와 자신의 각오를 새롭게 다지는 의미로 조촐하나마 행사를 강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영암읍이장단 조민환 단장이 참석하고 박중대 총무의 사회로 진행된 행사에서 전임 정영균 이장은 신임 오복영 이장으로부터 행운의 열쇠와 기념패를 전달받았다. 금 5돈으로 마련된 행운의 열쇠는 지난 16년간 마을을 위해 헌신해온 전임 이장에게 작은 성의나마 표시하자는 오 이장의 뜻에 주민들이 동의하고 자신이 100만원을 희사해 마련한 것이다.

오 이장은 “어려서부터 마을이장이 꿈이었고, 객지에 나가 살면서도 쉰 살이 되면 고향에 돌아가 살겠다는 말을 주위에 하고 살았는데 그 꿈이 다 이뤄졌다”고 말했다.

또 마을이장 직을 수행하기 위해 그동안 다른 마을을 많이 살펴왔다는 그는 마을의 역사를 새롭게 기록하고, 마을에서 운영 중인 개발위원회의와 읍사무소 방문을 정례화 해 마을에 필요한 사업과 주민들의 불편사항을 수시로 접수하여 해소해 나가겠다고 취임포부 겸 각오를 주민들 앞에서 밝혔다.

오 이장은 지난해 전남도에서 추진한 공모사업에 선정돼 정기적으로 마을을 돌면서 주민들의 안부를 살피고 담소를 나누는 ‘마실 돌기’ 사업을 착안해 주민화합과 협동심은 물론 쓰레기봉투를 나눠주며 분리수거 교육에도 주도적으로 앞장서 마을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는 올해도 전남도 공모사업에 또다시 도전하여 고향사랑 장학금을 조성하여 객지에 나가 있는 자녀들이 고향을 생각하고 기여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등 남다른 구상도 갖고 있다.

어렸을 적 가난한 가정형편으로 중·고등학교 진학을 친구들보다 2~3년 늦게 졸업할 수밖에 없었다는 그는 해병대 대위로 예편한 뒤 제주에서 행정군무 사무관으로 근무할 때도 고향에 대한 자부심과 고향사랑이 남달랐다. 고향사람이 제주를 찾으면 직접 안내를 해가며 친절을 베풀었고, 향우회도 총무 등을 마다하지 않고 화합과 단합을 도모하며 결속을 다지는데 앞장섰다.

그의 고향사랑은 정년을 2년여 앞두고 고향에 돌아와서도 변하지 않아 문화관광해설사로 활동하면서 외지 관광객을 상대로 영암을 홍보하는데 솔선수범하고 있다.

그는 “객지에 살면서도 고향을 단 하루도 잊어본 적이 없었다. 나는 일부러 주위에 쉰 살만 되면 고향에 가서 살겠다고 했다. 옛말에 ‘말이 씨가 된다’는 말이 있는데 나는 일부러 그런 말을 하고 다녔다. 말이 씨가 되게 하기 위해서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향에서 마지막 봉사로 마을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그는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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