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재 홍 서호면 몽해리 아천 출신 정치학 박사 연합뉴스 뉴스통신진흥회 이사 가나 문화콘텐츠그룹 부회장 전 성균관대 언론정보학원 초빙교수

“개그맨이 앵커로 뉴스 진행은 너무 어울리지 않는다” “KBS가 공영방송인데 심야 종합뉴스가 없어져 무척 아쉽다” “ ‘KBS 뉴스라인’이 없어져 하루의 종합정보를 알 수 없다” “KBS 시청료를 계속 내야하는가” 필자가 매일 아침 다니는 동네 헬스클럽에서 만난 회원들의 말이다.

회원들은 KBS 1TV 시사프로그램 ‘오늘밤 김제동’이 시작되면서 필자에게 항의한다. KBS 기자경력 때문에 매일 아침인사가 이 프로그램에 대한 항의로 변해 푸대접을 받고 있다. 김태선 KBS 통합 뉴스룸 국장에 따르면 올해 KBS는 ‘7시 종합뉴스’‘9시 심층뉴스’ 체제로 개편했다. 7시 뉴스를 강화해서 SBS, MBC, JTBC 등 8시대의 메인 뉴스보다 1시간 빠른 뉴스를 전한다. 메인 뉴스인 ‘9시 뉴스’는 주요이슈에 집중해 깊고 친절한 뉴스추구 전략이다.

따라서 심야시간 때인 11시 ‘뉴스라인’을 폐지하는 대신 7시와 9시에 취재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KBS의 이러한 뉴스개편 전략 가운데 특히 ‘뉴스라인’을 폐지하고 ‘오늘밤 김제동’을 신설한 것은 현재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한마디로 보도국 기자들의 고유의 권한을 PD들에게 빼앗긴 것이다. 일반 시청자들은 ‘오늘밤 김제동’이 대부분 보도국 기자들이 제작하고 있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 시청자들은 ‘오늘밤 김제동’ 프로그램에 많은 불만을 갖고 있다. 왜 직접 취재한 기자들이 방송하지 않고 방송연예인이 시사프로그램 앵커로 등장해야 하는지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다.

‘오늘밤 김제동’은 지난해 9월 10일 밤 11시부터 11시 30분까지 방송하는 ‘뉴스라인’에 이어서 11시 30분부터 자정까지 첫 방송을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29일 밤 ‘뉴스라인’의 종방후 ‘오늘밤 김제동’은 기존의 뉴스라인 시간대인 11시부터 11시 40분까지 편성되어 있다. ‘뉴스라인’은 1994년 10월 20일부터 24년 2개월간 계속된 뉴스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같은 시간대에 1982년 ‘보도본부 24시’로 출발해 1994년 ‘뉴스라인’으로 명칭이 바뀔 때까지 12년동안 방송했다. 따라서 ‘뉴스라인’은 실제로 36년이나 계속되어 온 정통 KBS뉴스 간판프로그램이었다.

필자는 1990대 후반에 ‘뉴스라인’ 부장으로 2년간 근무했다. KBS 정년 후 대학에서 10여년간 보도론 강의를 하면서 이 프로그램의 유익성을 학생들에게 평가한 적도 있다. 당시 국회부의장을 지낸 이윤성 앵커가 이 프로그램을 진행해 많은 시청률을 올렸다. 이슈가 있을 때마다 장관은 물론, 뉴스의 핵심인물을 밤마다 출연시켜 집중적으로 토론해 시청률이 10% 이상을 유지했던 뉴스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현재 ‘뉴스라인’ 대신 ‘오늘밤 김제동’이 방송되면서 많은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보도국의 기자들이 취재한 신선한 뉴스와 전문가를 통해 종합해서 분석할 수 있는 기회가 없어져 매우 아쉬워하고 있다.

더구나 KBS의 많은 시청자들은 ‘뉴스라인’ 대신 뉴스 전문채널인 ‘연합뉴스TV’와 'YTN 뉴스’로 채널을 돌려 공영방송 KBS의 시청자들을 타 방송에 빼앗기고 있다.

현재 ‘KBS TV 뉴스’는 9시 뉴스가 기존의 11시 ‘뉴스라인’ 기능을 흡수해서 이슈가 된 뉴스를 대담 형식으로 심층 보도한다고 했으나 9시 뉴스의 한정된 시간 때문에 ‘뉴스라인’ 기능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또 ‘오늘밤 김제동’에서는 서두에 타 방송사 기자를 출연시켜 간추린 뉴스를 보도한다. 이후 정치인이나 변호사 등 같은 인물이 번갈아 계속 출연해 시청자들이 많은 정보를 얻지 못해 기존 ‘뉴스라인’의 부재를 아쉬워하고 있다.

뉴스앵커의 의상과 언어 구성 또한 문제다. 뉴스앵커의 의상은 정장과 재킷 차림 등이 수시로 바뀐다. 언어도 장난을 치는 듯한 말로 분위기를 어색하게 하여 뉴스 진행자로서 품위가 손상되고 있다.

또한 ‘오늘밤 김제동’은 고액 출연료로 논란이 되고 있다. 노조 등에 따르면 1회 출연료가 350만원으로 월 5천600만원, 연봉이 약 6억7천만원이다. 고액 출연료로 인해 수신료 납부거부 운동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밖에 지난해 12월 4일 밤 ‘오늘밤 김제동’에서 김수근 ‘위인맞이 환영단장’이 김정은 환영단에 대한 인터뷰로 말썽을 일으켜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의견 진술을 듣고 보수성향 시민단체로부터 국가보안법 위반고발 등의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오늘밤 김제동’은 시민들의 눈높이에서 오늘 이슈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가는 색다른 포맷의 시사토크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진행 도중에 화면에 ‘여러분의 센스있는 제보를 받습니다’를 띄우거나, 출연자에게 노래도 잠시 들려주기도 한다. 그러나 ‘오늘밤 김제동’ 시청률은 기존 ‘뉴스라인’ 시청률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KBS 보도국에 따르면, 과거 ‘뉴스라인’ 시청률은 7~8%로 높았다가 최근 3년 내에 4~5% 수준이었다. ‘오늘밤 김제동’의 처음 시청률은 2%대였다가 11시로 옮긴 이후 ‘뉴스라인’ 시청률에 비해 1~2% 밑돌고 있다. KBS는 국가기간방송이며 공영방송이다. 36년간 계속된 심야종합 뉴스프로그램인 ‘뉴스라인’으로 시청자에게 크게 기여해왔다.

일부 젊은층 시청자들을 위하고 새시대 흐름의 변화를 위해 시사프로그램 ‘오늘밤 김제동’이 편성되었다. 그러나 역사와 전통을 계승해온 기존 ‘뉴스라인’의 복구 없이 현재 편성된 시사프로그램 ‘오늘밤 김제동’을 계속해야만 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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