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석 주 덕진면 운암리生 전 농협중앙회 영암군지부장 전 서울공판장장 전 영암군농협쌀조합법인 대표이사 농우바이오 사외이사

며칠 후면 민족 고유의 명절 설날입니다. 지면을 통해서나마 세배 올립니다.

‘황금 돼지해’라는 올해에는 더욱 건강하시고 농사도 우순풍조하여 돈 많이 버시는 한 해가 되시길 바라옵고, 식견과 경륜도 부족하고 글 재주도 없는 저에게 귀한 지면을 할애해주신 영암신문 관계자 분께도 더욱 성과 있는 한 해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며칠 전 시간을 내어 해외에 다녀왔습니다. 방학을 맞이하여 가족단위 나들이객이 공항을 가득채운 모습을 보며 잘 사는 우리나라가 실감이 났습니다. 지금부터 130년 전 1888년에 연세대학을 설립하신 피터 언더우드 가족이 제물포(지금의 인천)항에 도착하여 제1성으로 ‘버섯밭과 같은 작은 동네’라고 묘사한 글을 읽었는데, 마천루로 가득 찬 그 지역을 바라보며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4대가 지난 그동안 우리나라는 일제 강점기 36년을 보내고 해방과 함께 국토가 분단되었으며, 민족의 비극인 6.25라는 참상을 겪었습니다. 경제적으로는 세계 최빈국 농업국가에서 지금은 당당한 세계 10위의 산업국가로, 무역대국으로, IT분야 최강국으로 성장하였습니다.

오늘의 이러한 기적 같은 경제적 성공은 우리들 부모세대의 배곯는 희생과 밤낮 가리지 않고 일하는 한편으로 자녀를 교육시킨 피와 땀의 결실이라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겠으며, 여러분 모두 그에 발맞추어 함께 이룩한 금자탑입니다. 자랑스럽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고도성장의 그늘에서 우리고장을 놓고 보면 산업화에 따른 도농 간의 빈부격차 심화,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구절벽, 애써 대학까지 가르친 자녀들의 취업기회 박탈 등 우리가 누렸던 풍요를 우리의 자녀세대까지 누리게 할지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입니다.

2017년 농림어업통계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비율은 13.8%인데 비해 농촌은 42.5%로 3배 이상 높습니다. 아마 우리지역 농촌은 이러한 전국 통계에 견주어 훨씬 높은 현실입니다.

아기 울음소리가 끊어지고 젊은이가 귀하며 초등학교는 면단위에 하나 있는 곳도 겨우 학생 몇 명으로 명맥을 유지하는 현실이지요. 청년들이 산업현장에 투입되지 못하고 수십만 명이 취업준비를 위하여 노량진 고시촌을 전전하고 시급직 알바로 생계를 이어가는 현실은 커다란 우려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고 전 지구적 미래위기 현상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미·중간의 무역전쟁으로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국가 시책으로도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심도 있는 정책을 제시하고 시행해 주실거라 기대합니다.

저는 금년도 저에게 주어진 이 귀한 지면을 고향의 친구와 선후배 여러분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도록 활용해 보려고 합니다.

영암에서 나고 자라고 배웠으며 직장 또한 농협중앙회의 경제사업 분야 여러 사업장에서 활동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전국의 선도농가나 지역 등을 발로 뛰며 성공사례·모범사례를 직접 답사하여 우리지역 선후배님들과 지역실정에 맞는 내용들을 발굴해서 전해드리는 메신저 노릇을 자임하겠습니다.

우리영암은 천혜의 농업여건을 갖춘 지역입니다. 비옥한 땅과 풍부한 수량·일조량·바람 등의 자연조건은 물론 잘 정비된 수리시설과 농업인의 부지런한 심성 등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습니다. 지금도 전국에서 최고의 품질과 기술을 인정받은 일등 농산물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농식품부가 공인한 명품브랜드 달마지쌀, 삼호 무화과, 금정 대봉감, 황토 고구마, 영암배, 한우 등이며 최고의 농사꾼도 수없이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론적이거나 사변(思辨)적인 내용은 피하고 여러분의 피부에 직접 와닿는 정보와 소견을 전달하기 위하여 여러분과 함께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영암신문의 무궁한 발전과 독자님들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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