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 재배면적 감소·흑수피해로 작년보다 최대 20%↓
정부, 공공비축미 5만톤 방출…농민단체 즉각 철회요구

영암군의 올해 쌀 생산량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정부의 논 타작물 재배지원 사업에 따른 재배면적 감소와 기상이변에 의한 흑수피해 등이 주된 이유다.

영암군에 따르면 올해 영암지역 벼 재배면적은 1만4천866㏊로 전년도 1만5천630㏊보다 4.9%가 줄어든 764㏊가 감소했다.

이에 따라 올해 쌀 생산량은 정곡 기준 7만2천701톤으로 전년도 7만9천55톤에 비해 8.1%인 6천354톤이 줄어들 전망이다.

이와 함께 단위 면적당 쌀 생산량도 소폭 감소했다. 10a당 생산량은 지난해 506kg에서 올해는 489kg으로 전년대비 3.4%가 줄었다.

이는 통계청 조사에 따른 것으로 낟알 형성 시기의 폭염과 잦은 강수, 등숙기의 일조시간 감소 등 이상기후 탓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벼 출수기 때 태풍으로 인한 흑수(黑穗) 피해가 심했던 영암지역은 20%이상 벼 수확량이 감소한 것으로 농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올해 영암지역은 태풍을 맞은 1천500여㏊의 벼가 검게 변하는 흑수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는 전체 벼 재배면적의 약 10%에 해당하는 것이다.

지난 9월초 영암군이 각 읍면을 통해 잠정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시종면 500㏊를 비롯 미암 450㏊, 삼호 430㏊, 군서 300㏊, 학산 120㏊, 영암 120㏊, 서호 100㏊ 등 관내 11개 읍·면에서 총 1천500㏊가 강풍과 호우를 동반한 태풍으로 흑수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피해면적은 보성 1천200㏊, 장흥 1천100㏊, 진도 1천100㏊, 고흥 1천㏊ 등에 비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흑수 현상은 이삭이 팬 10여일 후 출수기 때 태풍으로 인해 피해가 난 것으로, 세균 침입으로 벼가 새카맣게 변색하는 것이다. 흑수피해를 본 벼는 수확량이 20∼30%, 심하면 절반가량 줄어든다.

특히 영암지역은 중만생종인 ‘영호진미’를 심은 농가와 조사료 및 보리를 심은 이모작 지대에서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종면의 한 농가는 “작년에 반구당(1천500평) 70~80가마를 수확했으나 올해는 60~70가마 수준에 머물렀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지난 태풍 ‘솔릭’이 지나가면서 강한 바람을 맞은 벼에 흑수 피해가 상당히 발생했다”면서 “특히 중만생종 벼와 이모작 지대에서 피해가 많아 올해 벼 수확량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에서 발표한 연도별 평균 쌀값 현황을 보면 2013년도 17만5천94원(80kg, 정곡기준)이 2016년도에는 13만9천716원, 2017년도에는 13만4천922원으로 폭락했다가 금년산 쌀값은 11월 5일 기준 19만3천696원으로 전년대비 27.5%, 평년 대비 24%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벼 수확기임에도 쌀값이 계속 상승함에 따라 22일부터 쌀값 안정과 자영업자와 일반 소비자를 위해 부득이 정부 미 공매를 실시키로 했다.

이와 관련, 서삼석(영암·무안·신안) 국회의원은 15일 국회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회에서 정부 벼 공매 계획에 대해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상대로 수확기 벼 비축미 공매가 자칫 농민들의 공분만 사고 시장 안정화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며 공매시기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황주홍(고흥·보성·장흥·강진) 국회의원은 “쌀 수확기에 쌀값을 잡겠다고 정부가 재고미를 풀어내는 일은 한국 농정사에 초유의 일이어서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공공비축미 5만톤 방출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현재 농민단체 등은 각 도별로 민주당사 앞에서 기자회견과 점거농성을 벌이고 밥 한 공기 300원 쟁취, 목표가격 24만원 보장, 수확기 정부의 쌀 방출 철회 등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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