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며칠 전만 하더라도, 불볕더위로 애간장을 태우던 시절이 있었는데 어느덧 가을하늘이 청명하기만 하다. 어디 그 뿐이랴. 들녘엔 알알이 익은 곡식이 모진 비바람을 이겨내고 결실을 맺어주는 풍요의 계절이 바로 우리 곁에 다가와 위안을 주고 있다.

그래서 온통 너그러움이 배어나는 계절이 바로 가을이 아닌가 싶다. 때마침 펼쳐지는 축제도 그런 가을의 풍성함이 주는 축복이리라.

한 해의 끝자락, 10월을 보내면서 ‘영암방문의 해’가 절정을 맞고 있다. 국화축제를 시작으로 군민의 날, 마한축제, 항공레저스포츠제전 등 크고 작은 행사들이 즐비하다. 특히 영암군으로선 국립공원 월출산이 지정 30주년을 맞아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야 할 과제를 부여받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계절이 한없이 좋고 풍요롭지만 영암이 이대로 머물러선 안된다는 절박감이 등짐을 지운다. 민선7기 전동평 군수가 ‘영암방문의 해’를 선언한 것도 바로 이런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리라.

‘영암방문의 해’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영암을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 같다. 굳이 월출산 국립공원 지정 30주년이 아니더라도 영암군이 새롭게 거듭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점에서 군민들도 함께 공유하고 했으면 한다. 지역마다 축제를 펼치며 고장을 알리고자 노력하는 것은 결국 지역 살리기 일환이다.

‘영암방문의 해’도 이름만 달리 했지 사실상 똑 같은 행위일 뿐이다. 그렇다면 지불한 만큼 대가도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내 몸값을 올리기 위해 물불을 안 가리듯이 내 고장의 일에도 주인의식을 갖자는 의미다. 이것이 공동체 정신이고, 바로 삶의 의미라 하겠다.

일 년 중에 가장 바쁜 수확의 계절이기도 하다. 하지만 나 혼자만이 살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다. 서로 부대끼며 기대는 삶이 바로 인간이라는 점에서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헤아리는 지혜를 가져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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