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불산단이 오랜 불황 끝에 서서히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조선산업의 세계적인 경기추세가 그렇고, 국내 조선산업의 가동률도 예전만 못하더라도 바닥을 치고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대불산단의 운명을 좌우하고 있는 현대삼호중공업의 경우 지난 2016년 14척에 불과하던 신주 물량이 2017년 50척으로 늘어난데 이어 올해는 상반기에만 41척을 수주했다고 한다.

특히 배 수주가격도 회복하고 있어 조선산업이 점차 활황기에 접어들고 있음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써 현대삼호중공업은 올해 수주목표를 9월 현재 107% 달성했고, 연말께는 150% 이상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의 이 같은 반전은 대불산단에 입주해 있는 하청업체들에게도 이어져 공장마다 활기를 되찾고 있다. 즉 대불산단의 고용률은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어 당장 필요한 기능 인력만 1천5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조선업 불황으로 잃었던 1만여명의 일자리가 다시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한번 일자리를 잃고 떠났던 자리를 보충하기에는 적잖은 애로사항이 대두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미 타 지역으로 빠져나가거나 아예 자영업이나 다른 업종으로 이탈한 인력이 많고, 특히 한시적인 일자리에 그칠 것이라는 불안감에 재취업을 기피해 인력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언제 또다시 쫓겨날지 모른다는 불신과 이미 다른 곳에 정착한 사람들이 새 일터를 버리고 다시 복귀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 전남도가 조선 전문인력 양성과 퇴직자 재취업에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조선업 필수분야인 용접과 도장인력을 양성하는 사업에 3억원을 지원하고 오는 11월까지 취업 희망자 250여명을 모집하고 나선 것이다. 또한 15억원을 지원해 조선업 퇴직자 재취업 지원사업을 벌이는 등 근래 보기 드문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모처럼 가뭄에 단비와 같은 매우 반가운 소식이나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허둥대는 꼴(?)은 행정기관이나 사업체가 별반 다를 게 없어 씁쓸할 뿐이다.             
            

저작권자 © 영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