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한축제가 올해도 나주와 영암에서 각각 열린다. 똑같은 주제를 가지고 비슷한 시기에 양 시·군이 경쟁을 하듯 4년째 축제를 고집하고 있다. 전국에서도 보기 드문 사례다.

그런데 당초 영암군과 나주시에서 열리는 마한축제를 빠르면 올해부터 전남도가 주관하고 영암군과 나주시가 공동개최하는 방향, 즉 통합하는 안이 제시됐다. 영암출신 전남도의회 우승희 의원의 제안에 대해 전남도가 적극 검토하겠다는 의견을 내면서 빠르면 올해부터 통합 개최가 전망되기도 했다. 하지만 전남도지사가 바뀌면서 올해 공동개최는 애초 물리적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먼저, 양 자치단체의 합의가 있어야 하고 다음으로 예산이 수반되는 문제라서 전남도지사의 결심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다소 늦었지만 최근에서야 전남도가 양 시·군의 의견수렴에 나선 것도 실무적으로 이런 절차를 밟기 위한 수순으로 보여진다.

그런데 문제는 나주시가 마한축제를 나주의 대표축제로 육성해나갈 방침으로 알려지면서 통합안이 불투명하다. 홍어축제 등 몇몇 축제가 있지만 나주시를 대표할 만한 축제가 없는 나주시로선 마한축제가 딱 적임이라는 것이다. 올해도 약 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사흘간이나 열리는 나주시의 마한축제를 보더라도 1억원을 들여 이틀간 열리는 영암군의 축제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특히 나주시는 국립 나주박물관과 연계한 축제가 가능하고 공공기관이 많은 혁신도시를 배후에 두고 있어 왕인문화축제를 대표축제로 하고 있는 영암군과는 애초부터 큰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영암군으로선 통합이 절실한 상황이고 나주시는 느긋한 형편으로 보인다. 

어쨌든 올해부터 영산강유역 마한문화권 복원 및 개발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유리한 입지확보를 위한 마한축제 행사는 그 나름대로 필요해 보인다. 시종과 반남지역을 중심으로 분포된 마한문화권에 관심이 고조되면서 영암군과 나주시의 상생발전을 위한 거시적 안목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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