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암면 출생 행정학 박사 전 전라남도 행정부지사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세한대학교 석좌교수

다소 의외의 주제다. 필자 주변에서 치매 현상으로 그 보호자들이 말로 형언키 어려운 고생을 겪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 그 치매의 장본인이 가까이 지내고 있는 필자 막내 처남의 장모로 사돈지간이다. 젊은 시절 일본을 오가며 신식 여성으로 주위의 선망을 받아왔던 분으로 곱고 자상하신 모습은 치매와 관계없이 아름답게 인생을 마무리 하실 분으로 여겨 왔던 것이다.

20여 년 전, 필자가 전남도 근무시절 칠순잔치를 진도의 어느 식당에서 갖가지 색깔의 풍선 70개를 띄우고 70송이 꽃다발 등 각종 이벤트로 축하해 드렸을 때 기뻐하시던 모습, 그 이후 필자에 대해 남달리 각별하셨던 분. 그 분이 몇 년 전 필자의 이름은커녕 “누구시죠?”하며 물었던 것이다. 최근에는 글과 말로 표현키 어려운 언어와 행동이 계속되고 있어 그 보호 가족들의 생활이 참으로 심각한 수준이다.

필자의 경우, 70을 훌쩍 넘겼으나 아직은 치매를 염려해야 하는 단계는 아니라고 믿고 있다. 그렇지만 치매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이 있다. 물론 사돈의 모습을 보기도 했지만 달포 전 거주지 동사무소에서 관내 노인들에게 치매 관련 검진과 예방에 대해 교육이 있으니 관내 치매안심센터로 나오라는 통지를 받은 것이다. 평소에 필자는 아내와 함께 입버릇처럼 약속한 말이 있다.

“우리 둘 중 누군가가 치매에 걸리면 죽여(?) 버리고 자신도 죽어버리자”고 약속(?)했던 것이다. 이것은 결코 치매만은 피해보자는 절절한 다짐의 표현이다. 그래서 치매예방에 좋다면 무엇이든 우선권을 두었기에 우리 부부는 당연히 그 센터를 찾은 것이다.

필자는 의사도 아니며 치매에 대한 전문가는 더욱 아니다. 그러나 치매는 인간 누구에게나 다가올 수도 있는 현상이기에 그리고 그 충격이 너무 크기에 행여 예방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찾아보고 체험으로 증명해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독자들도 이 글을 대해 주었으면 한다. 반드시 예방의 길이 있고 성공사례도 많다고 하지 않은가.

치매란 그 자체가 하나의 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기억력을 위시한 여러 인지 기능의 장애가 생겨 예전 수준의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하는 포괄적인 용어라 한다. 즉 치매는 병이라기 보다는 뇌 손상 등 특정요인에 따라 나타나는 일종의 현상이다. 즉, 나이 들어가면서 뇌 손상 등에 따라 자신도 모르게 나타나는 질환인 것이다.

그렇기에 인지가 쉽지 않고 이미 깨달았을 때는 현재 의학으로 치료가 몹시 힘들다고 알려져 있다. 반면에 미리미리 대비하면 예방도 가능하다 한다. 그래서 치매 관련 예방시스템도 도입되었고 자치단체 단위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치매국가 책임제가 적용되면서 관심만 가지면 예방의 큰 성과도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치매안심센터의 훈련은 생각보다 흥미로웠다. 초기에는 다소 쉽다는 생각이었지만 그 단계를 진행하면서 난이도도 달라진다고 한다. 쉬운 문제를 풀어가면서도 스스로가 집중력과 기억력을 높이고 있다는 생각에 깜짝 깜짝 놀라면서 거듭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우리가 명심할 것은 무언가 생각하고 움직이며 계속적인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라는 것이다.

치매 현상을 예방하는 몇 가지 방법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건강 의학적으로 심장 혈관의 위험요인을 제거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권장하며 특별히 식단에 관심을 가져 줄 것을 권한다. 권장 음식으로는 검은깨, 호두, 콩 등 견과류와 카레, 우유 등 푸른 생선 그리고 당근, 시금치, 양배추. 연근, 김, 마늘 등이 치매 예방에 좋은 음식으로 추천되고 있다. 철저히 금연을 권하고 술은 천박하게 마시지 말고 틔긴 음식이나 버터, 치즈 등은 가급적 피하라고 한다.

“현재의 노인을 구조할 자는 미래의 노인들이다”라는 말이 있다. 늙음은 자연적인 현상이다. 누구도 이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 오늘 우리가 노인을 대하는 태도는 미래에 내가 노인이 되었을 때 고스란히 받게 된다.

치매 노인들에 대한 태도도 마찬가지다. 치매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예방부터 관심을 가진다면 치매 현상의 노인들을 급속히 줄일 수 있고 그 현상에 빠졌을지라도 지혜롭게 대처할 수가 있을 것이다.

치매는 참으로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은 인간의 끔찍한 병적 현상이다. 그러나 관심만 가진다면 예방할 수 있고 그 상태에 이른다 할지라도 지혜를 발휘하여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음을 강조하며 글을 맺는다.

저작권자 © 영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