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산출신 박경서 적십자회담 수석대표 br 총리급 대한적십자사 회장 맡아 맹활약

4·27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이 8월 15일 전후 이산가족 상봉을 합의하면서 대한적십자사가 분주해졌다. 최근 남북적십자 회담에서 남측 수석대표인 박경서(79) 대한적십자사 회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박 회장은 일부 언론에 순천출신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는 학산면 매월리 차동부락에서 태어난 순수 영암출신이다. 같은 마을 박희서(78) 전 무등일보 사장과는 사촌지간이다.
그는 문재인 정부 출범 뒤 지난해 8월 제29대 대한적십자사 회장으로 취임했다. 역대 대한적십자사 회장은 국무총리 급이 맡았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선 아직 국무총리 출신이 없어 대통령의 강권(?)으로 직을 수락했다는 후문이다.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출신인 박 회장은 대한민국 초대 인권대사,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경찰청 인권위원장, 유엔 인권정책센터 이사장 등을 지냈다. 대한민국 ‘인권의 얼굴’로 불리는 그는 북한을 30차례 가까이 방문하면서 북한과의 민간교류를 이끌어 온 인물이다. 1992년 1월에는 김일성 주석을 만나기도 했다. 박 회장은 세계교회협의회(WCC) 아시아국장으로 18년 동안 활동했다. 대한적십자사 수장이 남북적십자 회담의 수석대표로 참석하는 건 이례적이다.
지금까지 총 11번의 적십자회담에서 2002년 9월 서영훈 당시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4차 적십자회담에 수석대표로 참석한 게 유일한 사례였다. 대개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이 수석대표를 맡았다. 이는 8·15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넘어 이산가족 문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해법을 마련하려는 현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를 대한적십자사 회장으로 강력히 추대한 배경이 읽혀지는 대목이다.
박 회장은 지난 5월 8일 서울 중구 소파로 적십자사 본사에서 열린 제71회 세계 적십자의 날 기념식에서 “역사적인 4·27 판문점 선언으로 평화와 화해의 분위기가 조성되고 한반도에서 인도주의 적십자 운동이 큰 역할을 해내리라는 기대와 설렘이 그치지 않는다”며 “이산가족 상봉과 같은 남북의 주요 인도주의 현안에 대해 북한 적십자사와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얼마 전,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남북적십자회담과 관련해서도 우리 측 수석대표로 참석한  박 회장은 “이산가족 근본문제 해결을 위해 생사 확인부터 화상 상봉, 성묘, 고향 방문단 등의 문제를 제기했다”며 “앞으로 정례적으로 만나는 것을 비롯해 더 깊은 장기적 문제들이 합의됐다”"고 밝힌바 있다.
한반도가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맞으면서, 영암출신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의 역할이 더욱 주목된다. <관련기사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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