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출신 첫 경찰청장의 배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신북고 출신 민갑룡(53) 경찰청 차장이 경찰청장으로 내정돼 우리 고장으로선 경사를 맞게 됐다. 그동안 영암출신으로는 신승남(덕진면) 전 검찰총장, 안정남(학산면) 전 국세청장이 배출된 바 있다. 그리고 경찰직에서는 박금성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치안정감에 올라 역대 최고위직에 올랐으나 이번 민 내정자의 승진으로 기록을 깼다. 검찰총장과 국세청장은 김대중 정부 때 배출됐고, 경찰청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발탁한 인사라는 점에서 호남출신 배려가 돋보인다.
특히, 역대 정부에서 검찰·국세청·경찰 등 권력 핵심요직의 수장이 영암에서 배출된 셈인데 이른바 흙수저 출신 민 차장의 경찰청장 내정 소식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문민정부라 칭하는 김영삼 정부 출범이후에도 여전히 과거 5·6공 시절처럼 특정지역 출신들이 권력 핵심기관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민 차장의 경우 전라도 출신인데다 명문고도 나오지 않은 전형적인 흙수저 출신임에도 전국 경찰공무원의 수장에 오른 것은 매우 보기 드문 사례인 것이다.
실제, 민 차장이 경찰청장에 정식 임명되면 김대중 정부이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호남출신 경찰청장이 탄생하게 된다. 역대 경찰청장 20명 중 호남출신은 김세옥 제7대 경찰청장과 이무영 제9대 경찰청장 둘 뿐이다. 이들 역시 김대중 정부 때의 인사여서 그동안 호남출신들이 얼마나 인사에서 소외받아왔는지 미뤄 짐작이 간다.
어쨌든 문재인 정부에서 호남출신 인사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그 중에 영암출신도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점을 이번에 민 내정자가 보여줌으로써 지역 후배들은 물론 고향 사람들에게도 큰 자긍심을 심어주고 있다.
예로부터 영암은 ‘인물의 고장’으로 일컬어져 왔다. 이번 6.13지방선거에서도 전국에서 영암출신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특히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유서 깊은 역사와 역사의 중심에 영암인들이 있었다는 사실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지방자치 시대, 영암의 재도약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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