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 효도가즈오씨가 심은 나무
한·일 양국 우호의 상징으로 자리매김
현의송씨, 손자에게 소나무 그림 전달

지난 5월 18일 오전 11시 도에이 영화사 회장실에서 현의송 씨가 오카다 회장에게 우송(友松) 그림을 전달하고 있다.

영암중고등학교 교문에 들어서면 정문 앞 바로 앞에 우뚝 서있는 소나무가 있다. 이 소나무는 1932년 4월 당시 영암에 살던 일본인 효도가즈오(兵頭一雄) 씨가 심은 나무다. 효도가즈오 씨는 일제 강점기 영암에 거주하며 영암중학교 주변에 많은 토지를 소유하고 있던 대지주로 알려졌다. 이 소나무에 얽힌 사연은 당시 효도가즈오 씨 농장의 지배인 역할을 했던 고 송동암씨가 생전에 영암읍 회문리 조동현 씨에게 소나무의 내력을 말해줘 알려지게 됐다.

효도가즈오 씨의 손자인 오카다유스케(岡田裕介) 씨는 해마다 영암을 방문해 할아버지의 혼이 담긴 이 소나무를 둘러보고 간다고 한다. 일본의 유명한 도에이(東映) 영화사 회장인 오카다유스케 씨는 지난해 일본의 유명한 배우·탤런트와 함께 그의 조부인 효도가즈오 씨의 흔적을 찾아보고 갔다. 손자는 소나무를 보존해준 학교 관계자와 지역주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이야기도 남겼다고 한다.

영암고등학교는 지난해 초 이 소나무를 교목으로 지정하고 식재자 이름과 날짜를 새긴 표지석을 세웠다.

이 소나무 이야기를 조동현씨로부터 전해들은 학산면 광암출신 현의송 전 농협중앙회 신용대표이사는 지난 5월18일 동경 긴좌에 있는 도에이(東映)영화사 본사를 방문, 오카다 회장에게 자신이 그린 유화 소나무 미술품(20호)을 기증하고 환담했다. 조부모는 1945년 해방으로 황급히 일본으로 귀국했으나 영암에 대한 추억을 그리워했다고 한다. 오카다 씨는 일본의 명문대학 게이오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일본 최고의 인기배우이며 최대 영화회사의 회장이다. 그의 이름을 모르는 일본인은 없을 정도다.

오카다 씨는 현의송씨가 지난 3월 9일자 동아일본에 투고한 칼럼 ‘빙판의 우정과 소나무의 메시지’도 매우 감명 깊게 읽었으며 한국인의 넓은 아량에 감사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오카다 씨는 “이웃은 사촌”이란 말이 있는 것처럼 한국과 일본은 역사적으로 어려운 때도 있었지만 한반도로부터 각종 훌륭한 문화와 기술을 전수받아 오늘의 일본이 있다는 점은 모두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의송 씨는 “이제 우송(友松)이 하나의 씨앗이 되어 한국과 일본의 우호증진을 위해 더욱 상호교류 협력하기로 약속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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