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겨울과 여름이 길어지는 반면 봄과 가을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 혹한, 폭염 등 계절에 관계없이 이상기후가 나타나기도 한다. 실제 지난 4월 7~8일 영암을 포함해 전남지역에 깜짝 눈이 내렸다. 작년 5월에는 경상도와 전라남도 낮 기온이 33도 이상으로 폭염특보가 발효돼 1973년 이래 역대 최고기온을 기록하는 등 때 이른 여름을 맞기도 했다는 기상청 발표도 있었다. 이처럼 기록적인 한파와 폭염, 연이은 태풍 등 이상기후가 빈번하게 발생해, 갈수록 농사짓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우리 영암지역도 최근 냉해로 인한 지역 특산물 피해가 상상외로 큰 것으로 나타나 농가소득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우리 지역의 대표적인 특산물인 무화과·대봉감·배 등이 지난 겨울 혹한과 4월에 내린 눈으로 인해 냉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농가에서는 “40~50년 농사를 지어봤지만 올해와 같은 냉해 피해는 처음이다”고 하소연할 정도라고 하니 갈수록 어려워져만 가는 농촌·농업의 환경을 생각하면 안타까울 뿐이다.

무화과의 경우는 올해부터 수확이 가능한 2~3년생을 비롯 간척지 등 논에 심은 무화과를 중심으로 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결과 나타나고 있다. 전국 생산량의 70% 가량을 생산하고 있는 무화과는 누가 뭐래도 영암의 특산품 가운데 하나인데 냉해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돼 올해 수확량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우리 영암의 또다른 명물 대봉감도 산간지대와 저지대를 중심으로 냉해 피해가 상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체 재배면적이 800㏊에 달해 전남지역 최대 주산지로 꼽히고 있으나 지난해는 대풍으로 가격이 폭락해 큰 피해를 입었고 올해는 봄철 냉해로 큰 타격이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나주 배에 결코 뒤지지 않는 명성을 얻고 있는 영암 배. 이 역시 냉해로 인한 손실이 상상외로 큰 것으로 파악돼 신북을 비롯한 시종, 덕진 등 배 과수원에도 짙은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는 실정이다.

당국에서 신속한 피해복구 지원대책 마련을 위해 기간을 연장해 가면서 실태파악에 나서고 있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지만, 기후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지혜를 농가 스스로도 찾아야 할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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