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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회담을 지켜보면서
행정학 박사
미암 출생
전 전라남도 행정부지사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세한대학교 석좌교수

깜짝 놀랐다. 감동적이었다. 코끝이 찡해지는 느낌을 감출 수 없었다.

“김 위원장께서 남한 이곳까지 방문해 주신 것 진심으로 환영하고 고맙습니다. 나는 언제 북한을 방문할 수 있을까요...?”라는 요지의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말에 김정은 위원장이 “그러면 지금 저와 함께 넘어가 보시지요.” 하는 제안을 하며 문대통령의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갔던 세기적인 장면...! 일산 킨텍스의 프레스센터에 모였던 2천500여명의 세계 언론인들이 이 장면을 지켜보면서 자연스럽게 터져 나왔던 탄성소리가 그 역사적인 장면을 잘 설명하고도 남았다. 필자의 마음도 같았다.

권좌를 지키고 자신의 지도력을 과시하기 위해 반대 세력을 제거하고 아울러 가족친지 더 나아가 배 다른 형까지도 처단했던 새파랗게 어리고 망나니 같았던 김정은이 과연 지금 눈앞에 보이는 저 사람이 맞는지 의심이 갔다. 30대 중반의 특별한 경험도 없는 그가 이처럼 순발력과 재치를 발휘할 수 있단 말인가. 솔직히 어안이 벙벙했고 화면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극도의 긴장 상황인데도 저런 분위기 연출이 가능할까? 이제까지 알고 있었던 김정은이 맞는가? 의외롭지만 이런 평가를 하고 있는 필자에 대하여 행여나 친북, 종북 또는 좌익으로 몰아 부치지는 말아줄 것을 미리 부탁드린다. 너무 의외의 상황에 깜짝 놀랐기 때문이다.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국가 조국 대한민국!!! 분단된 지 65년여...그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남북정상이 만났다. 우리 국민들의 관심은 물론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상황에서 얼마나 긴장되고 떨리는 상태였을 텐데 그처럼 태연하고 냉정할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이어지는 행보마다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마치 자주 반복해 왔던 것처럼.

“평화의 시대, 역사의 출발점에서” “새로운 역사는 이제부터”

방명록에 쓰여 진 내용이다. 특이한 서체도 새로웠지만 내용 또한 대단히 고민한 흔적이 보였다. 방명록 내용이 왠지 믿어지려 했고 어쩌면 아니 그대로 이루어질 것 같은 희망이 싹트기 시작한 것은 비단 필자만의 생각이 아니었을 것이다.

필자가 소위로 임관하여 전방 철책선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다. 특히 군사분계선과 남방한계선 사이에 위치한 GP(General Post) 소대장으로 90여일 근무할 당시 북한과 가장 가까이 접하고 있었던 전투요원으로써 내가 이 나라 지키는 안보 최고 책임자라고 믿고 있었던 풋내기 시절이 생각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국가 안보란 군사력과 경제력, 더 나아가 외교력이 핵심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소대장 시절의 객기가 몹시도 부끄러웠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은 이런 의미에서 국가안보의 핵심 중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엄청난 사건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남북 정상회담에 더 큰 기대를 갖게 되는 것이리라.

분단된 지 65년여... 이 분단이 순수하게 우리 민족의 의지가 아니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제 무엇인가 결실을 가져와야 한다. 완전한 핵 폐기를 전제로 하는 통 큰 결단을 필요로 하기에 더욱 가볍지가 않다. 다행인 것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와 주변 강대국들의 우호적인 분위기가 합하여 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남북문제는 몇 사람 또는 어느 정권에 국한된 사안을 넘어 민족적 과업임을 명심해야 한다. 즉흥적이거나 당리당략 특히 어느 특정 집단이나 계층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아니 된다. 세계적인 관심이요, 역사적인 과업임을 명심하여 후회 없는 마무리가 되어야 한다.

벌써 노벨 평화상 운운하는 소식을 들으면서 성급하다는 생각과 함께 경계심을 더욱 강화하고 실패했던 이전 사례와 예상되는 최악의 경우도 놓쳐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우리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것은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와 이에 상응하는 관련국의 충분한 지원 그리고 평화로운 대한민국이 실현되는 그 순간까지 긴장을 놓아서는 아니 된다는 점이다. 평양냉면이 평화냉면으로 불리고 판문점이 평화의 도시로 상징되는 그 날이 올 것이다. 결국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평화통일 한국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것임을 감사하는 그 날을 위하여...

김재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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