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합차와 충돌 후 가드레일 뚫고 2m 아래 도랑에 추락
버스 운전자 등 8명 숨져…중상자 많아 사망자 늘 수도

무 수확 작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노인 19명을 태운 미니버스가 1일 오후 5시25분쯤 신북면 도로에서 코란도 승용차와 충돌한 뒤 심하게 구겨진 채로 가드레일 밖으로 튕겨져 나와 있다.

밭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노인들을 태운 미니버스가 코란도 승합차와 충돌해 노인 8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부상자 대부분이 70대 이상 고령인 데다 중상자가 많아 추가 사망자가 나올 수도 있다.

1일 영암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25분쯤 신북면 주암삼거리에서 19명이 탄 25인승 미니버스와 코란도 승합차가 충돌했다. 이 사고로 미니버스 운전자 이모씨(72)와 버스에 타고 있던 김모씨(73) 등 8명이 숨지고 11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당시 2차로를 운행하던 미니버스는 1차로를 달리던 코란도 승합차와 충돌한 뒤 도로 옆 가드레일을 뚫고 3m 아래 도랑에 처박혔다. 사망자들의 시신은 나주 영산포제일병원과 나주종합병원 등에 안치됐다.

버스에 타고 있던 부상자 7명은 광주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 기독교병원, 목포 한국병원 등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 중 5명은 중상이다. 코란도 승합차에 타고 있던 이모씨(55) 등 4명은 비교적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미니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 대부분이 고령이어서 인명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버스 운전자를 제외한 14명은 모두 여성 노인들로 1명만 60대고 나머지는 70대 이상으로 파악됐다.

영암소방서 관계자는 “버스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모두 노인들이어서 사망자가 많았던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들이 안전벨트를 매고 있었는지 등은 경찰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주 반남면 3개 마을과 시종면에 살고 있는 이들은 이날 미암에서 총각무 수확을 마치고 미니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다.

신북농협 관계자는 “요즘 영암지역은 고구마를 심고 총각무 등을 수확하느라 일손이 부족해 외지에서 인부들을 많이 데려 온다”면서 “이번 사고도 일을 마친 노인들을 나주의 집으로 데려다주다 발생한 것으로 보여 안타깝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장비를 동원해 버스에 갇힌 사상자들의 구조작업을 진행했다. 경찰은 버스에서 블랙박스를 수거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블랙박스에는 사고 당시 미니버스가 옆을 달리던 코란도 승합차와 스치듯 부딪친 뒤 휘청거리며 가드레일과 가로등을 뚫고 도로 밖으로 처박히는 장면이 찍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미니버스 운전자 이모씨가 술을 마시고 운전했는지와 버스에 고장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를 유발할 만한 특별한 점이 발견되지 않아 운전자의 음주나 졸음운전 여부, 버스에 고장이 있었는지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하고 있다”면서 “부상자들이 모두 고령이어서 사고 당시 상황을 정확히 진술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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