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농사일만… ” 70대 이상 여성 고령자 참변
경찰 “안전벨트 미착용, 운전자 음주·졸음 조사”

신북에서 25인승 미니버스가 SUV승용차와 충돌해 버스에 타고 있던 운전자 등 8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사고가 난 25인승 미니버스에는 운전자를 포함해 19명이 타고 있었다. 탑승자 대부분은 70대 이상의 여성 고령자로 밭일 작업을 마치고 돌아가던 중 변을 당했다.

이들은 영암의 한 알타리무 밭에 검정색 비닐을 덮은 멀칭 작업과 모종 이식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이었다.

농번기철에 접어든 요즘 농촌 들녘은 고구마와 수박 모종 등의 이식작업이 한창이지만 일손이 부족해 외부에서 인부들을 공급받고 있다. 대부분 60~70대 이상 고령의 여성 노인들이 인부로 동원돼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

인부들은 승합차나 미니버스 등을 이용해 단체로 일할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사고가 난 미니버스도 숨진 운전자 이모(72)씨가 용역을 맡아 인부들을 이송했다.

이 날 사고로 숨진 8명도 나주 반남면과 시종면에 주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새벽부터 힘든 일을 마치고 돌아가던 이들을 태운 미니버스는 SUV승용차와 충돌 후 가드레일을 뚫고 도로 옆 고랑으로 추락, 피해가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니버스에 타고 있던 노인들은 고된 일로 몸이 피곤해 잠이 들거나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SUV승용차와 직접적인 충돌보다는 가드레일과 충격 후 2m 아래 고랑으로 추락한 2차 충격이 피해를 키웠을 가능성도 크다. 또 1차로로 진행하던 SUV승용차를 미니버스가 충돌한 것으로 미뤄 버스 운전자의 졸음운전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찰은 운전자의 음주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채혈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 사고버스의 블랙박스를 회수해 분석하고, 생존자 들을 상대로 사고원인에 대한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한편 사망자 8명은 영산포제일병원 3명, 나주종합병원 3명, 목포한국병원 1명, 강진의료원 1명에 안치돼 있고, 부상자 7명은 전대병원 1명, 조대병원 3명, 광주기독병원 1명, 영산포제일병원 2명이 분산 치료를 받고 있다.

미니버스 휘청대며 ‘갈지자’ 운전

신북에서 국도를 달리던 25인승 미니버스가 SUV 차량과 충돌하기 전후 ‘갈지자’ 운전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2일 전남경찰청이 공개한 블랙박스 영상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5시25분께 신북면 국도 13호선(편도 2차선)에서 이모(72)씨가 몰던 25인승 미니버스가 2차로를 달렸다.

정상 주행하던 버스는 이내 1차·2차선을 구분하는 흰색 점선으로 움직였다. 당시 1차로에는 이모(55·여)씨의 SUV가 달리고 있었다. 버스는 운전석 일부가 SUV 뒤편에 바짝 붙었다가 다시 2차로로 주행했다. 하지만 갑자기 차선을 넘어 SUV 조수석 후사경을 살짝 충격한 듯 보였다. 버스는 이 충격으로 신북면 주암사거리 200m 이전 지점까지 30m(추정)가량 휘청이며 2개 차선을 오갔다. 차체가 오른쪽·왼쪽으로 심하게 흔들린 뒤 왼쪽으로 넘어지며 2차로 옆 가드레일을 뚫고 나갔다.

버스는 가드레일을 충격하기 직전부터 차체의 균형을 잃은 듯 보였고, 추락과 동시에 가로수·가로등에도 부딪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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