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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남북정상 회담장 장식한 ‘산운’ 화제■ 영암읍 출신 김준권 화백
2009년 4개월 공들어 완성…한반도 평화기원

“분단이후 태어나 삼천리 강토라고 배워왔는데 그걸 실감하는 첫 번째 기회다. 가슴이 떨린다. 더군다나 내 작품이 역사적 현장에 걸린다는 게 영광이고, 감격스럽다.”

지난 4월 27일, 온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역사적인 남북정상 회담이 열린 회담장에 걸린 김준권(62) 화백의 작품 '산운(山韻)'이 화제다.

김 화백은 영암읍 역리 출신이다.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 그림 앞에서 “새로운 력사(역사)는 이제부터. 평화의 시대, 력사의 출발점에서”라고 방명록을 작성했다.

2009년 4개월 동안 공들여 완성한 이 작품은 48개 목판에 먹물을 묻혀 찍어낸 폭 4m 길이 1.6m의 대형 수묵 목판화 작품이다. 김 화백은 “5개 화폭에 담은, 켜켜이 쌓인 산은 한반도를 잇는 백두대간을 형상화한 것”이라며 “인위적으로 나뉜 우리 민족도 다시 하나가 되길 바라는 염원을 담았다”고 말했다.

김 화백은 보름 전, 정부로부터 남북정상 회담이 열리는 판문점 평화의 집에 그의 작품을 걸고 싶다는 요청을 받았다. 그는 정상회담이 열릴 때까지 언론 등에 알리지 않겠다는 ‘비밀유지 서약’까지 했다. 때문에 자신의 작품이 평화의 집에 걸린다는 말을 입 밖에 꺼내지 못했다. 주변에 알리지는 못했지만, 정상회담 일이 다가올수록 설레는 마음에 그는 밤잠을 이룰 수 없었다.

그는 “풍경은 말을 한다고 생각한다”며 “작품 산운을 가만히 바라보면 단순히 풍경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사는 사람, 문화, 역사가 말을 걸어오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작품을 설명했다.

김 화백은 “산운의 영문 표기는 리듬 오브 마운틴(Rhythm of Mountain)이다. 산이 출렁 출렁하다는 의미”라며 “우리 부모 세대는 만주도 가고 중국도 갔지만 우린 그렇지 못했다. 우리나라 산이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한국판화의 대가인 김준권 화백은 홍익대를 나온 뒤 미술교사로 재직하다 1991년 홀연히 서울을 떠나 충북 진천 백곡에 정착했다.

1984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서울을 비롯해 부산, 대구, 청주, 부천, 중국 심양, 일본 동경, 미국 LA 등 국내를 비롯해 국제 전시회를 30여회 개최했다. 서울국제 사진 판화 미술아트페어 등 수많은 판화기획 초대전에 참가했다. 중국 루신미술대학의 객원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의 주요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해 미술은행, 서울시립미술관, 상명대 박물관, 충북도청, 독일 동아시아박물관, 중국 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행동하는 예술가로도 유명한 김 화백은 광화문 미술행동 대표도 맡고 있다. 촛불집회 때는 광화문에서 다른 화가들과 뜻을 모아 목판화 작품전을 마련하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그의 작품을 좋아했다. 당시 청와대에 이어 김해 봉하마을 사저에도 그의 작품이 걸렸을 정도다.
김윤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은 김준권 화백에 대해 “한국의 현대사가 만들어낸 화가로, 감히 우리가 세계에 자랑해도 좋은 예술가”라고 평했다.                      

박성희 기자  yasinm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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