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학 박사 미암 출생 전 전라남도 행정부지사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세한대학교 석좌교수

“나는 간섭하고 있는 노인일까 아니면 주위로부터 존경받고 있는 어르신일까...?”
70고개를 벌써 넘긴 필자는 이 글 제목을 써 놓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며 본인도 모를 미소를 지었다.

우리나라 노인복지법에 따르면 법정연령 65세 이상이면 노인에 해당된다. 물론 요즈음 삶의 질 향상과 의료기술의 발달로 평균 수명이 늘어 65세 정도는 사실상 노인으로 분류하기에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더구나 급격한 출산율 저하로 고령층이 상대적으로 늘어나면서 고령층의 문제는 개인을 떠나 사회적으로나 국가적으로 시급한 현안이 되고 있다.

고령자들은 많은 경험을 해왔고 그 경험의 축적은 경륜이라는 이름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그 경륜과 노하우(know-how)는 필요한 가치가 될 수 있음 또한 분명하다.

그러나 그것을 적용하기 나름에 따라 귀찮은 간섭 혹은 훌륭한 충고로 받아들여 질 수가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간섭 보다는 훌륭한 충고였다고 받아들여진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 길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인터넷 검색 중 “나이 들어 대접받는 7-up”(clean up, dress up, shut up, show up, cheer up, pay up, give up)이라는 글을 보았다. 그 중에서 두 가지만 예를 들어 설명드리며 존경받는 어르신의 길을 찾는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먼저, shut up(말하기보다 듣기를 많이 하라)이다. 경륜이 쌓이고 지식이 넘친다 하더라도 이의 활용이 지나치면 간섭이 되기 때문이다. 주위의 추천과 강권에 못이겨 겨우 한마디 했었는데 듣는 이들이 감동하고 찬사를 보냈다면 존경받는 어르신이 될 수 있지 않겠는가.

즉, 나서기 보다는 자제하고 신중하면서도 깊이 있는 한마디로 좌중을 장악할 수 있는 그런 분위기를 만들었다면 틀림없이 존경받는 어르신이 될 것이다.

또 하나의 예는 pay up(지갑을 열어 남에게 베풀다)이다. 물론 각자의 경제적 여유에 따라 다르겠지만 살아 온 날보다 살아 갈 날들이 많지 않은 연령층인데도 지나치리만큼 인색한 모습은 결코 존경받는 어르신의 자세는 아니다. 베푸는 삶이 지나쳐서 빈털터리가 된 고령자가 있었다는 사례를 본 적도 없었지만 행여 그런 삶을 사신 어르신이 계신다면 오히려 젊은 층에서 더 크고 특별하게 도와드릴 것이라는 생각도 해 본다.

전혀 다른 측면에서 바라보는 고령자의 문제도 있다. 도시를 벗어나 농촌에서 농사일을 하고 있는 고령자의 입장에서 보면 간섭이나 존경 등의 표현은 오히려 사치다. 체력은 떨어지고 전문기술이 부족한 그들은 결국 젊은이들이나 전문가들의 도움을 필요로 할 수 밖에 없다. 농촌을 지키고 계신 이 고령층을 위한 제도적 보완책은 어떤 것이 있을까 생각해 본다. 체력의 한계와 전문성의 문제를 도와 줄 수 있는 가칭 ‘어르신 지원센터’같은 기구를 운영하는 것이다.

긴급전화(예 6565번)를 연결하면 119처럼 빠른 시간 내 도착하여 노력 지원 및 기술 자문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면 어떨까? 물론 최소한의 실비는 수혜자가 부담해야겠지만 기본적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전담하되 출향인사들의 지원이 합해진다면 전국적인 모범사례가 되지 않을까?
현행 농가도우미 제도와 보완 또는 변형시켜 활용하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도 있을 것이다.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어 도시·농촌의 현격한 차이와 젊은 세대의 상대적인 감소는 국가의 미래에도 어두운 그림자임에 틀림없다.

이런 사회적 고민을 정부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 사명감을 갖고 각자 할 일을 찾아 나서야 할 것임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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