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5일부터 8일까지 왕인박사유적지 일원에서 펼쳐진 ‘2018 왕인문화축제’가 나흘간의 일정을 무사히 끝내고 막을 내렸다. 이상기후 탓에 만개한 벚꽃을 보지 못하고 봄 날씨에도 한 겨울 추위와 맞먹는 악조건에서 치러진 이번 왕인문화축제는 여러모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왕인문화축제는 영암을 대외에 알릴 수 있는 우리지역의 대표축제라는 점에서 전 군민의 관심과 협조가 절실한 행사다. 주최 측 추산이지만 궂은 날씨에도 45만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파악돼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첫날 개최된 개막행사 및 축하공연에는 강풍과 비바람으로 인해 갑자기 변경된 장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군민들이 3시간 넘게 진행된 행사에 끝까지 자리를 함께 지켜주고 즐기는 모습은 성숙된 문화시민의 한 단면이다.

서울에서 차량 4대를 대절해 고향을 방문한 재경향우를 비롯한 전국 각지의 출향인들도 고향의 행사에 적극 참여하고 후원해준 덕에 이번 행사가 더욱 빛이 났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활약해준 각 사회단체의 봉사활동 역시 성공의 원동력이 됐다.     

또한 지역민이 직접 기획하고 참여한 도포제줄다리기, 삼호강강술래, 갈곡들소리 등 영암의 전통 3대 민속놀이와 영암교육 가야금연주단 및 왕인 전통연희단 공연은 관광객들에게 우리 전통문화의 향수를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역시 영암만이 갖는 축제의 의미를 더했다. 관객을 끌어 모으고 축제의 흥을 돋우기 위해선 인기 연예인들의 공연행사도 빼놓을 수 없지만 지역만이 갖는 전통놀이는 그 어떤 것도 경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전통음식 또한 마찬가지다. 영암만의 독특한 음식이 절대 필요한 이유다.

지구촌 시대, 지방자치단체의 성공사례를 우리는 흔히 본다. 하지만 결코 우연히 이뤄진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 배경에는 깨어있는 지도자와 주민들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머지않은 장래에 인구절벽으로 지방소멸에 있는 기초단체가 80곳에 이른다는 연구결과를 굳이 되새기지 않더라도 지금에 처한 지역의 현실을 똑바로 볼 필요가 있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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