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학 박사 미암 출생 전 전라남도 행정부지사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세한대학교 석좌교수

석 달 뒤면 6·13지방선거다. 선거는 민주·자유의 상징물로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 보통·평등· 직접·비밀·자유선거를 이끌어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이들의 피와 땀이 있었는지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감사해야 한다.

선거란, 어떤 공동체에서 특정 지위에 해당하는 사람을 그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뜻을 모아 선출하는 행위라고 설명한다. 우리 대한민국의 헌법 제1조에도 우리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선언하고 있다. 이 선언적 의미가 바로 선거를 뜻하는 것이다.

지금 이 글에서 선거를 강론하자는 것은 아니다. 물론 필자가 서울 모 대학원에서 ‘선거전략 실무론’으로 두 학기를 강의한 적은 있다. 그 때 새삼 선거의 중요성을 또 한 번 깨달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선거를 특정 정치세력들이 자기들의 마당에 유권자들을 끌어들여 그들의 목적 달성에 활용하고 있다고 오해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선거는 결코 일부 정치 세력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매우 중요한 사회적 가치가 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강조한다면 선거는 이제 특정집단의 전유물이 아닌 민주시민 모두의 신성한 권리인 것이다.

선거는 다른 말로 표현하면 이 시대 최고의 등용문이다. 이제까지의 등용문이 과거제도나 고시였다면 현대사회에서는 선거가 그 역할을 보완하는 제도가 된 것이다. 선거를 거쳐야만 이룰 수 있는 꿈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선거를 대통령을 포함, 특정 정치인들을 뽑는 것으로만 생각하고 있는데 사실은 우리 주변에서도 선거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초등학교에서 반장과 학생회장을 뽑는가 하면 마을이장, 조합장과 각종 사회단체의 장들을 선출하는 등 널리 생활화 된 제도이다.

필자의 사관학교 동기생 중 육군소장 출신이 자기가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단지 관리회장 선거에 출마하여 치열한 선거전을 펼쳐 당선된 후 지금 2회째 대단한 긍지로 임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

필자도 선거에 참여하였으나 실패했고, 그래서 선거 얘기는 자제하고 있지만 선거의 중요성과 입지자와 유권자 특히 후손들에게 부담으로 넘겨주어서는 안 될 몇 가지를 제안하려고 이 글을 쓴다.

선거에 임하는 제1전략이 썰렁하게도 “어지간하면 출마하지 마라”이다. 선거가 그만큼 부담스럽다는 뜻이리라. 반면 “출마하지 않으면 당선될 수 없다”가 그 다음이다. 확실한 것은 선거를 통하여 최선을 택한다는 것보다는 차선일 수도 있다는 자세로 임하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선거는 출마한 후보들 중에서 선택하는 것이지 최고를 선출하는 과정과는 다른 개념인 것이다. 즉 최고의 인물이 존재한다 할지라도 출마하지 않으면 선택될 수 없기 때문이다.

필자는 여기에서 유권자의 자세를 강조하고자 한다. 선거가 등용문으로 자리 잡아가면서 입지자들이 미리부터 자기관리 및 능력함양 즉 스펙을 쌓기 위해 최선을 다하게 된다. 만약 독자들 중 이번 6·13지방선거에서 기권을 했다면 훗날 어떤 문제가 생길까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후보선택 내용은 비밀이지만 투표실시 여부는 정보공개 요구로 알려질 수도 있다.

만약 훗날 독자의 자녀 또는 손주들이 선거에 관심을 갖고 출마했을 때 상대 후보와의 검증을 계속해가는 과정을 상상해 보라. 귀하의 6·13선거 기권 사실이 행여 조상들의 선거 무관심 또는 민주시민 의식결여 운운하며 후손들을 공격해 올 때 그들로부터 받을 원망을 어찌 감당하겠는가. 다행스럽게도 지금은 사전투표제도가 도입되어 세 차례나 투표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되어 있다. 그럼에도 기권한다면 그 결과는 후손들로 하여금 선거를 통한 등용을 포기하라는 것과도 같은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성스러운 투표권리를 행사하여 민주주의의 꽃을 피우고 나아가 후손들에게 원망의 소리 듣지 마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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