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입생이 없어 3월 입학식조차 하지 못한 전남도내 초등학교가 무려 48개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보다 6개교나 늘었다. 저출산과 고령화, 농촌인구의 이탈 등 학령인구가 줄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우리 영암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3월 새 학기를 맞아 입학한 초등학생은 415명이다. 관내 전체 16개교를 감안할 경우 학교당 평균치는 26명이다. 이 가운데 삼호지역 2~3곳을 제외하고 대부분 10명 미만이다. 각 읍면에 유일하게 버티고 있는 소재지 중심학교가 손가락으로 꼽을 수준에 있는 것이다. 다만, 현대삼호중공업과 대불국가산단이 있는 삼호지역은 전체 입학생의 60%인 245명을 차지해 양극화가 뚜렷하게 전개되고 있다. 영암에서도 도·농 격차가 확연하다.

이 때문에 학년별 학생을 구분하지 않고 한 반에 묶어 수업을 진행하는 ‘복식학급’도 늘고 있다고 한다. 인접 2개 학년 학생 수가 6명을 넘지 못하면 복식학급으로 편성한다는 학급편성 지침에 따라 복식수업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인 것이다. 영암은 지난해 서호 장천초등학교에서 4~5학년 1학급의 복식수업이 있었지만 올해는 없다고 한다. 우선 다행스런 일이긴 하지만 이런 추세라면 또다시 복식학급 편성은 불가피해 보인다. 복식수업은 교사들이 아무리 정성을 다한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학력저하로 이어지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점에서 학부모들이 학교선택에 기피대상이 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교육당국의 농어촌학교 살리기 대책은 한계에 봉착해 있다. 각 지자체에서도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갖가지 시책을 내놓고 있지만 역시 기대 난망이다. 올해 전남도내 20개 초등학교에서 졸업생이 없어 졸업식을 치르지 못했다는 사실은 이를 증명해 보이고 있다. 인구절벽, 농어촌이 소리 없이 무너지고 있다.

저작권자 © 영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