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작 등 500여점 소장…광주서 기획전 7월까지

무등산의 봄 - 이강하, Oil.Acrylic on canvas, 2007년 생애 마지막 작품

영암출신 서양화가 고 이강하(1953∼2008)를 기념하는 미술관이 지난 9일 광주시 남구 양림동에 문을 열었다.

옛 양림동사무소를 리모델링해 만든 이강하 미술관은 2층 규모로 1층에는 전시실, 2층에는 자료실과 수장고 등을 갖추고 있다. 총사업비 11억원 가량이 투입된 미술관은 오랫동안 양림동에 살며 작업했던 이강하 작가가 타계한 뒤 유족들이 400여점과 유품 134점 등 534점을 광주 남구청에 기증함으로써 햇빛을 보게 됐다.

영암읍 동문로 시장통에서 태어난 작가는 영암초·중학교를 졸업한 뒤 조선대학교 미술대학과 동대학원 순수미술과를 졸업했다.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으로 참여해 지명수배자로 쫓기다 양림동 친척집에 숨어 지냈고 결혼한 뒤 30년 동안 양림동에 살면서 작업을 해왔다.

이강하. 자화상

고 이강하 작가의 미술관 개관을 기념해 그의 작품 세계를 만나는 기획 전시전이 이날 개관과 함께 오는 7월 31일까지 광주시 양림동 이강하 미술관에서 열린다.

고인의 작고 10주년을 맞아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이강하의 길’을 주제로 광주 양림동에 거주하며 작가 본연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고심을 거듭하며 그렸던 작품 ‘무등산’을 비롯해 ‘자유와 평화를 위하여’, ‘영산강 사람들’, ‘맥’ 등 20여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고인은 5년여의 암 투병 생활을 금정면의 한 폐교에서 하다 지난 2008년 2월 작고했다. 고인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본인에게 가장 두려운 것은 병마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 물감을 짜고 붓을 쥘 힘이 없어져 가는 것이라며 치열하게 예술가의 삶을 살아왔다.

고 이강하 작가는 우리나라 전통문화를 비롯해 가족, 무등산과 영산강 등 지역의 자연환경을 소재로 역사적 한과 통일에 대한 염원을 사실주의적 방식으로 캔버스에 담아 작가정신이 투철한 화가로 이름을 알렸다.

옛 양림동사무소에 문을 연 이강하 미술관

또 프랑스 ‘르 살롱전’에 출품해 2회 연속 은상 수상을 비롯해 지난 1992년부터 2005년까지 일본과 중국, 중남미, 러시아, 지중해 등을 돌며 기록한 기행문과 풍물화를 일간신문에 연재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그리고 서울 인천 부산 대구 대전 제주 광주 등지에서 수회의 개인전과 2008년 타계한 뒤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열정의 삶과 투혼의 예술’ 유작전을 가졌다.

한편 아들 이조흠(35) 씨도 아버지의 뒤를 이어 화가의 길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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