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림서 낳고 영보에서 자람 전 KBS광주총국 아나운서 부장 전 호남대학교 초빙교수 국제로타리3710지구 사무총장

설이 지났다. 많은 선물이 오고 갔다. 봉사와 온정의 손길도 널리 뻗어 갔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이나 복지시설을 찾아 베푼 따뜻한 정이 혹독한 추위를 덥게 하였다.

대저(大抵) 남을 돕는 것, 봉사와 자선은 왜 하는가! 기독교 성경에서는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했고, 불문(佛門)에서는 적선을 해놓고 ‘내가 좋은 일을 했다’고 생각하면 그 공덕은 그냥 소멸된다고 한다. 자선은 남모르게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나도 모르게 해야 한다고 한다.
 
흔히 남을 돕는 데에는 재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불교의 무재(無財)의 칠시(七施)를 생각하면 보시(布施)는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부드럽고 정다운 얼굴, 격려 칭찬 사랑의 말, 마음의 문을 열고 대하는 따뜻한 마음, 다정한 눈길, 몸으로 일을 도와주기, 자리나 차례를 내주기, 속을 헤아려 먼저 도와주거나 방에서 재워주는 일 등 일곱 가지는 재물 없이 남을 돕는 길이다.

대가(代價) 없이 베푸는 이타적 사랑의 실천, 아무런 대가 없이 남을 돕는 사람은 도움을 받는 쪽보다 훨씬 즐겁다.
 
미국의 심리학자 앨런 룩스가 지은 책 ‘선행의 치유력 - Healing Power of Doing Good’에 의하면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서 스트레스를 훨씬 적게 받는다고 한다.

봉사활동을 하는 동안 그들은 아주 기분 좋은 느낌을 갖는다고 하는데 이런 현상을 ‘Helper’s High’ 즉 ‘봉사자의 희열’이라고 부른다. 앨런 룩스의 ‘남을 돕고 난 후의 기분이 좋아지고 스트레스가 줄어든다’는 주장은 우리에게 힘을 주는 메시지이다. 봉사를 하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고, 봉사활동 후에는 심리적 안정감을 얻어 스트레스가 해소된다는 것이다. 남을 돕고 나서 얻는 도취감과 평온함이 우리 몸에서 엔돌핀을 생성시킨다.

봉사를 하고 나면 자기 몸의 병도 치유된다는 ‘선행의 치유력’에 의하면 봉사만 하면 저절로 몸이 치유되는 것이 아니고 봉사 때 맛보는 희열감과 행복감이 엔돌핀을 생성시켜서 우리의 건강을 돕는다고 한다. 하지만 억지로 하거나 마지못해 하는 봉사는 오히려 스트레스로 작용해 건강에 해롭다고 한다.

또 하나 흥미로운 사실은 돈이나 물건을 기부하는 것보다 정서적 교류를 하는 봉사활동이 훨씬 건강에 이롭다고 한다. 접촉을 가지며 봉사한 사람들은 접촉이 없는 봉사자들보다 봉사의 희열감이 더 높고 강력하다고 한다. 접촉을 통한 봉사야말로 자부심이나 평온감 안정감이 증가되어 그 행복감이 오래도록 지속된다고 한다.

앨런 룩스는 봉사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시청하거나 스토리를 듣기만 해도 심리상태에 긍정적 변화가 온다고 밝혔다. 마더 테레사 수녀의 봉사하는 모습을 보기만 해도 심리적 변화가 온다는 실험결과가 있어 이와 같은 현상을 테레사 효과라고 부른다.

그런데 최근의 의학이 발견한 호르몬 가운데 ‘다이돌핀’이 있다. 다이돌핀(Didorphin)의 효과는 엔돌핀의 4,000배라는 사실이 발표되었다. 이처럼 강력한 호르몬인 다이돌핀은 우리 몸이 깊은 감동을 받을 때 생성된다. 즐거운 노래를 듣거나 아름다운 풍경에 압도되었을 때, 전혀 알지 못했던 진리를 깨달았을 때, 남에게 도움을 주고 난 뒤에 흐뭇하고 뿌듯한 보람을 느꼈을 때 우리 몸에서는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다고 하는데 이것이 바로 다이돌핀이다.

쫓기는 일상이지만 넉넉한 마음과 여유로운 생각으로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희열과 행복은 ‘선행의 치유력’을 증거 한다. 미국 미시건 대학교의 스테파니 브라운 박사는 1992년부터 5년간 423명의 노인에 대한 관찰을 했는데 자신만 아끼고 남을 돕지 않는 사람에 비해 남에게 도움을 주는 노인들이 두 배나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마음이라는 것이 좁히면 바늘 하나도 꽂을 자리가 없고, 마음을 넓히면 우주가 다 들어가고도 남는다는 말이 있다. 무술 새해 선행의 치유력을 믿고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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