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영암에서만 벌써 4건이 발생했다. 전국적으로 8건이 발생했지만 절반가량이 영암에서 차지한 것이다. 연례적인 행사처럼 찾아오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골치를 썩히고 있다.

특히 올해는 군 역사상 처음으로 전남도민체전을 개최하고, 영암방문의 해를 선언해 300만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행·재정적으로 총력을 경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국가적으로는 평창동계올림픽이 코 앞에 다가선 가운데 초비상 사태에 있다.

그런데도 지난해 12월 10일 신북을 시작으로 19일 시종, 26일 덕진, 28일 또다시 시종에서 잇따라 고병원성 AI가 확진되는 등 지난해 12월 영암에만 4곳이 집중되면서 애를 태우고 있다.

지난 5일에는 이웃 강진에서도 종오리 농가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진됐다는 소식이다. 이에 따라 이번 겨울철 고병원성 AI가 확진된 농가는 불과 며칠사이 11곳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10개 농가는 전라도지역 오리농가이며 1개 농가는 경기도 포천 산란계 농가다. 새해가 바뀌어도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질 않아 더욱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물론 농식품부를 비롯한 전남도와 영암군 등 관계당국은 연일 영상회의를 통해 다각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서는 등 부산을 떨고 있다. 당국은 영암을 중심으로 한 전남지역에서 고병원성 AI가 집중적으로 확산되는 것으로 보고 차단방역에 집중하고 있다. 가금류는 물론 이와 관련돼 있는 사람·차량·물품 등에 대해 일시이동 중지명령을 발령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살처분 한 오리와 닭 등 가금류만 64만5천마리에 이른다.

그럼에도 진정기미는 보이질 않고 계속 확산추세에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고병원성 AI가 해마다 연례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정확한 원인도 규명하지 못하고 똑같은 대응책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을 뿐이다. 최대 사육지인 나주와 영암에서 겪는 고통은 언제나 끝날 것인지 지켜만 보고 있는 지역주민들도 속 터질 일이다.

저작권자 © 영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