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또 밝았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의 2년차를 맞는 해이기도 하다. 적폐청산을 갈망하는 국민의 바람이 더욱 빛을 발하는 한 해이길 염원한다.

대학교수들은 올해 사자성어로 ‘파사현정(破邪顯正)’을 선정했다. ‘사악하고 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뜻이다. 파사현정을 추천한 최경봉 원광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사견과 사도가 정법을 짓누르던 상황에서 시민들이 올바름을 구현하고자 촛불을 들었고, 나라를 바르게 세울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적폐청산이 제대로 이뤄져 파사(破邪)에만 머물지 말고 현정(顯正)으로 나아갔으면 한다는 마음”이라고 했다.

그동안 가난의 대물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인사에서 소외 받아왔던 호남인들에게 이만큼 희망을 준 적이 있던가. 1980년 5.18 비극의 역사나 김대중과 황색깃발에 미쳤던 호남인의 처절한 몸짓은 대물림의 한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하지만, 그 한(恨)을 풀기 위한 호남인의 처절했던 몸짓은 여전히 갈증의 연속이었다. 이제 목마른 갈증도 무술년 새해를 맞아 말끔히 씻어내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일조해야겠다.

시야를 좁혀, 새해에는 우리지역 사회도 보다 건강한 사회로 거듭났으면 한다. 그동안 찢기고 갈라진 반목과 질시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포용과 화합의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데 서로가 노력해야 한다. 세상은 하루가 멀다하고 급변하는데 언제까지 반목과 질시의 끈을 이어갈 것인가.
전향적이고 열린 사고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고장 주민들에겐 매우 절실한 과제다. 지구촌 시대에 자기 중심적이며, 피동적인 자세는 결코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질 않는다.

지역이 발전하고 주민들이 잘 사는 것은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것을 향유하려는 노력이 있을 때에만 얻어지는 것이다. 지난해의 온갖 고통스러움은 훌훌 털어내고 월출산의 웅대함과 정기를 이어받아 새 마음으로 단장해 보자. 그래서 21세기 관광시대를 맞아 영암의 진가를 발휘해 보는 것이다.

마침, 올해는 ‘영암 방문의 해’를 선언, 한 단계 도약의 기회를 맞았다. 이제 우리도 지역민과 행정관청이 힘을 합쳐 찾고 싶고, 살고 싶은 고장, 영암으로 만들어나가야 하겠다. 지방자치 시대, 주인인 주민들의 선진의식 제고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진정한 지방자치는 주민을 위한, 주민에 의한 자치일 것이다. 하지만, 주민이 주인임을 포기하고 시대에 역행한다면 그 또한 부끄러운 일이다.

지방선거도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의 소중한 주권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제대로 행사해야 한다. 온정주의에 얽매인 주권행사는 퇴보를 조장한다. 지역발전은 고사하고 개인의 영달을 위해 기회주의적 처신에만 능한 사람을 뽑아서는 안 된다. 만약 과거와 같이 구습에 빠진 단체장과 의원들을 뽑는다면 사회통합은 물론 분열된 우리사회의 치유도 물 건너갈 수밖에 없다. 풀뿌리 민주주의가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면 민주주의는 위기에 빠진다. 지역발전을 이끌고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할 지역일꾼을 제대로 뽑아야 한다.

우리 지역도 이젠 ‘소통과 화합’을 통해 살 맛 나는 고장으로 거듭나야 한다. 희망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노력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2018년 올해는 우린 군민 모두의 삶이 삶이 더 나아지고, 가정에도 웃음이 넘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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