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8건 중 4건 집중…대규모 행사 차질 우려

조류인플루엔자(AI)의 확산 추세가 새해로 넘어오면서 ‘영암방문의 해’를 선언한 영암군에 큰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최근까지 가금류 농가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는 전국적으로 8건이다. 모두가 H5N6형으로 전남에선 6건, 전북에선 2건이 각각 발생했다.

발생 지역은 △전북 고창과 정읍 △전남 영암과 고흥, 나주 등이다. 이처럼 2개 도, 5개 시·군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로 지금까지 27개 농가의 오리와 닭 등 가금류 64만5천마리를 살처분했다.

특히 이 가운데 영암은 4건의 고병원성 AI가 집중됐다. 지난 12월 10일 신북 종오리 농장을 시작으로 19일 시종 육용오리, 26일 덕진 종오리, 28일 시종 육용오리 농장에서 잇따라 발생했다.

전남에서는 3개 시ㆍ군 26농가에서 63만 마리가 살처분된 가운데 전남도는 지난해 12월 19일 AI 발생이후 3㎞ 이내 농가에 대한 살처분을 건의했지만, 농림축산식품부는 500m 이내만 살처분하도록 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분별한 살처분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신속하게 반경을 예측하고 살처분을 단행했다면 지금과 같은 확산을 차단할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시종면에서는 불과 600m 거리의 2개 농가에서 모두 고병원성 AI가 검출돼, 농장 간 수평감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나주의 경우도 같은 농장에서 2년 연속 AI가 발생하면서 허술한 방역관리가 그대로 드러났다. 나주와 영암은 전국 최대 오리 산지라는 점에서 당국의 대응책이 다소 안일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는 평창 동계올림픽까지 앞둔 시점에서 보다 과감한 살처분과 이동통제 등 강력한 대응에 들어갔어야 한다는 지적이 뒤따르고 있다.

특히 영암군의 경우 전남도민체전을 군 역사상 처음 유치한데다 올해 ‘영암방문의 해’로 선언, 300만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목표 아래 행·재정적으로 총력을 경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AI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이 고흥 육용오리 농가의 도축장인 나주에서 최근 또다시 H5형 AI 항원이 발견되는 등 새해 들어서도 AI 검출이 계속돼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전남도는 이에 따라 해당 도축장을 폐쇄하고, 도축장 내 오리 지육을 전량 폐기했다. 또 해당 도축장의 계열화사업자인 사조화인코리아 소속 농가와 전남 전 지역에 대해 이날 0시부터 24시간 동안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발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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