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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의 6차산업화, 유·무형의 지역자원 최대한 접목해야
갈수록 어려워지는 농촌의 현실에서 농업의 6차 산업화가 주목받고 있다. 6차산업화는 지역의 유·무형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접목해야 한다. 사진은 덕진면 녹차 밭에서 바라본 이른 아침 월출산의 수려한 모습.

주민들간 ‘협동과 연대’가 중요

6차 산업화는 농업인의 농산물 생산(1차 산업)을 바탕으로 제조·가공(2차), 판매·체험·관광 등 서비스 제공(3차)까지,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을 말한다. 농촌의 6차 산업화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 내 주민들 간의 ‘협동과 연대’가 중요하다. 농민들은 자본력·판매력·기술력·정보력 등 모든 분야에서 취약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차별화된 상품으로 소비자를 공략해야 한다. 또 유·무형의 지역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앞서 소개한 일본의 사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일본 큐슈지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농가식당을 보더라도 농촌 활성화에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도시 은퇴자들이 귀농해서 전통가옥을 활용, 농가식당을 개업해 성공한 것이다. 농가식당의 재료들은 인근 주민들이 직접 재배한 채소가 사용된다. 신선한 채소들을 계절에 맞춰 다양한 요리가 맛있게 나오기 때문에 도시민들의 인기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 큐슈 후쿠오카현 후쿠쓰시에 있는 살구꽃 마을의 농가식당도 그 중 하나다.

일본 그린투어리즘의 메카로 알려진 후쿠오카 우키하시도 자연조건을 십분활용, 연간 관광객이 100만명이 넘는다. ‘맑은 물과 녹음, 과일의 고향’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주민들이 주도하여 우키하식 그린투어리즘에 매진한 결과다. 지역에 산재한 자연자원을 개성을 살리고 경관을 아름답게 꾸며 ‘도·농교류’사업을 성공리에 이끌면서 유명한 곳이 됐다. 다랑논에 ‘상상화’를 심어 순례 이벤트를 연 것도 주민들이 경영자의 입장에 나섰기 때문이다. 시설원예가 발달한 이곳은 농협에서 대형 유통센터를 건립해 선과 포장 운송 보관 판매까지 모든 걸 대행해준다. 생산농가는 20~25%의 수수료만 지불하면 된다. 지역에서 생산한 모든 농산물은 농협에서 운영하는 농가식당과 직판장에서 모두 소비한다. 바로 지산지소, 로컬푸드의 개념이다.

6차산업화에 뛰어든 지자체들

우리의 농업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 전국의 농민 수는 감소추세고 농가소득도 하향세다. 단순한 1차산업으로는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 생산에서 가공은 물론이고 농업과 농촌자원을 활용한 관광농업까지 포합하는 6차산업화를 시도하고 있다. 우리나라 농업의 6차산업화는 일본에 비하면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지만 점차 확산추세에 있다.

모시송편으로 유명해진 서천 달고개 모시마을도 그 중 하나다. 생산·가공을 중심으로 3차산업화를 통해 지역주민들의 일자리 창출효과를 얻고 있다. 2009년부터 모시송편을 만들어 팔기 시작한 달고개 모시마을은 처음 7가구가 참여했지만 지금은 전체 55가구 중 45가구가 동참하고 있다. 2011년 8천만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지난해 3억원을 웃돌았다. 먹을거리가 부족했던 시절 모시풀을 옷감뿐만 아니라 떡으로도 만들어 먹었던 것에 착안한 것이다.

그래서 마을사람들은 접었던 모시농사도 다시 시작했다. 80대 노인들도 송편을 빚으면서 돈벌이는 물론 젊은 사람들과 두런두런 얘기 나누는 재미에 삶의 활력을 얻고 있다. 고령화 된 농촌마을에서 주민들의 일자리 찾기에 큰 도움이 되고 노령층의 자존감 회복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일자리가 생기니 마을 주민들간 우애도 깊고 더욱 화목해졌다고 한다.

일본 오오이다현 아지무읍의 농촌체험 민박마을의 경우도 1994년 UR(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이후 일본농촌의 발빠른 대응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 중 하나다. 수입개방으로 위기가 닥치자 ‘그린투어리즘 연구회’를 발족, 아지무읍의 특성을 살린 활로모색에 나선 것이다.

즉 농가가 숙박시설을 제공하고 특산물과 음식 등 상품을 개발하며, 이벤트와 농사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추가함으로써 농촌지역의 농업외 소득을 올리는 농촌(녹색)관광 전략을 세운 것이다. 폐쇄적인 농촌사회의 부정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읍 주민 전체가 상호 공생의 길을 찾아나서 농촌 민박촌으로 유명한 곳이 됐다. 농업만이 아니고 경관, 교육, 복지 등을 아우르는 지역의 문화자원을 그린투어리즘에 접목하고 직업이나 나이를 초월해서 상호 연대함으로써 지역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

영암의 현주소와 과제

이처럼 농업의 6차산업화가 주목받는 것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FTA 등 농산물시장 개방과 갈수록 어려워지는 농촌의 사회적 여건 때문이다. 그러나 영암군의 현주소는 어떠한가.

올 들어 영암군의 미래농업 활로를 모색하는 ‘민관 TF팀’이 출범하고, 내년 6월께 농업기술센터에 농산물종합가공지원센터가 개설될 예정인 가운데 지난 10월부터 농업의 6차산업화를 위한 전문인력 양성에 들어갔다. 이 센터는 농산물 가공을 통한 농업의 6차산업화 전초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 영암군은 농산물 가공창업을 희망하는 농업인을 대상으로 1차 교육생 모집에 나선 것이다. 영암군은 농산물가공 창업교육을 통해 가공식품법인 육성 및 소규모 창업농가를 적극 지원하고, 내실 있는 프로그램 운영으로 6차산업 전문인력 양성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또 부군수를 추진기획단장으로 기획총괄팀, 친환경농사팀, 산림축산팀, 농산물마케팅팀, 대외협력팀 등 5개팀 28명으로 구성된 ‘민관 TF팀’은 앞으로 영암군의 농업발전을 위한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농업·농촌발전을 위한 각계·각층의 의견수렴과 다양한 시책 등을 발굴·연구한다고 한다. 특히 이들은 새 정부의 농정공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대다수 구성원들도 군 관련 부서와 농협군지부, 지역농협 대표, 농업인단체 대표 등이 포함돼, 앞으로 농업행정의 브레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소개된 일본의 사례에 비추어 볼 때 영암군의 역사·문화 자원은 결코 뒤지지 않는다. 월출산을 비롯한 경관은 물론 도시에 근접한 교통여건도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농촌을 체험관광지로 만들거나 에코 휠링할 수 있는 휴양지로 관광 자원화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런 점에서 영암농협이 올해부터 조합원들의 농가소득 5천만원 달성을 위한 ‘농업의 6차산업화’에 본격 나선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영암농협은 올해 시범사업으로 천황사 주변 25ha에 메밀 주산단지를 육성해 월출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지역명소로 제공하고, 주산단지에서 생산한 메밀은 옛 기찬장터(영암군농특산물판매센터)에서 메밀묵, 메밀막국수, 메밀전, 메밀전병, 메밀막걸리 등 메밀관련 음식을 판매해 농가소득도 올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영암농협은 영암식품농공단지에 신축 중인 농산물 가공공장에서 메밀빵, 메밀차 등 메밀관련 신제품을 개발하고 기존 결명자, 보리차, 옥수수차, 참기름, 들기름 등 기찬장터와 연계하여 판매할 계획이다.

또한 메밀꽃과 관광명소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도 구상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다소 늦었지만, 행정과 농협들의 이런 일련의 움직임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민들의 자발적인 자구노력이다.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농촌이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그런데 일본은 60대, 70대 고령자들이 현역으로 나서고 있다. 농가 주부들도 농산물을 가공해서 직판하고 여성들에 의한 기업활동이 활발하다. 일찍이 농업의 6차산업화를 주창해온 영암출신 현의송 한일농업농촌문화연구소 대표는 지역주민들의 끊임없는 변신의 노력과 함께 “일본 어느 지역에서나 그곳의 경제를 이끌어가는 공직자나 문화인 등 희생적인 지도자를 만날 수 있었다”며 지역리더의 역할론을 강조했다.<끝>    

문배근  mbg11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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