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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마을 가꾸기’에 지역주민 모두가 뭉쳤다위기의 농촌-6차 산업이 희망이다
<5>일본 그린투어리즘의 메카, 우키하
  • 일본 후쿠오카현=문배근 기자
  • 승인 2017.11.1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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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원예가 발달한 우키하 지역은 농협의 농산물유통센터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니지농협의 농산물유통센터 전경과 내부 모습.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우키하

일본 후쿠오카 우키하 시는 도시형 농촌지역이다. 이곳은 각종 과일이 풍부하고 자연경관이 아름답다. 시는 이러한 자연조건을 살려 1995년 ‘도·농 교류사업’을 폈다. ‘맑은 물과 녹음, 과일의 고향’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그린투어리즘 사업에 나선 것이다. 그 결과 지금은 우키하 지역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연간 100만명에 이른다. 그래서 산업비율도 1차산업 18%, 2차산업 31%, 3차산업 51%를 각각 차지한다.

즉 농촌 형이지만 도시처럼 2차·3차 산업 비중이 높아졌다. 1차산업의 경우 쌀과 보리농사 이외에도 단감, 포도, 복숭아, 배, 딸기, 토마토, 가지 등 다양한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북쪽에는 미노산맥이 형성돼 온난한 기후가 농산물 생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 중에서도 ‘부유’라는 단감은 일본에서 널리 알려진 명물이다. 그리고 시금치와 딸기, 토마토 등의 시설원예가 발달하고 카네이션은 후쿠오카 현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다.

우키하 지역은 미노(耳納) 산에서 흐르는 풍부한 물과 녹색의 자연경관이 뛰어나 미노 산 전체가 현립 자연공원으로 지정돼 있고, 인근 치쿠고 강 유역은 국립공원으로 보호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치쿠고 강 온천은 국민보양 온천지로 지정받아 각광을 받고 있으며, 임야청의 수자원 숲 100선(選), 환경청의 일본 명수(名水) 100선, 농림수산성의 전국 계단식 밭 100선에 각각 뽑히는 등 자연자원을 이용한 관광자원이 많다. 이처럼 자연을 활용한 풍부한 관광자원은 지역주민들의 역할이 컸다.

주민주도형 우키하식 그린투어리즘

지역의 개성을 살리고 경관을 아름답게 꾸미는 일은 행정의 힘만으론 어렵다. 지역주민들의 단합된 힘만이 풍경을 보존하고 풍토를 새롭게 형성해 나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우키하 지역주민들의 단합된 노력은 오늘날 그린투어리즘 메카로 거듭났다.

주민들은 먼저 우키하 나름의 독특한 그린투어리즘을 추진했다. 지역에 산재한 자연자원을 아름다운 경관(景觀)과 풍경(風景), 풍토(風土)를 정비해 나가기로 원대한 계획을 세우고 자연환경과 문화를 접목해 지역 전체가 ‘자연박물관’이 되도록 산림과 물을 그린투어리즘의 소재로 십분 활용했다.

또 주민들은 손자 세대가 자랑할 수 있는 고향을 만들기 위해 3가지의 이념을 구체화시켰다. 그 중 하나가 도시 주민과의 다양한 교류사업이다. 유럽을 중심으로 보급된 그린투어리즘은 교류형태가 장기체재를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이나 한국의 실정을 감안하면 장기 체재형 교류는 맞지 않아 우키하식 그린투어리즘에 나선 것이다.

즉 150만명의 대도시 후쿠오카에서 1시간 거리의 입지여건을 살려 ‘당일치기부터 정착까지’라는 폭넓은 시각으로 도시주민과의 교류사업을 추진했다. 그리고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에 지역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힘을 보태며 지역 경영자로 나섰다.

이러한 원동력은 그린투어리즘 연구회가 발족하면서 부터다. 1995년 우키하 지역이 그린투어리즘 육성지역의 하나로 지정된 것을 계기로 120명의 주민이 연구회를 조직했다. 이들은 마을마다 순회하면서 전 주민이 그린투어리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계몽활동을 폈다. 동시에 우키하 지역에 맞는 그린투어리즘에 대한 연구활동도 계속했다.

실례로 ‘다랑논 상상화 순례 이벤트’는 우키하를 전국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다랑논에 상상화(彼岸花)를 심어 이를 이벤트화 한 것인데, 대박을 터뜨렸다. 신문과 방송에 화제기사로 취급되면서 유명한 지역이 됐다. 또 숨겨진 보물찾기를 시도해 성공을 거뒀다. 외지인들이 보면 보물이 될 수 있는 것을 지역주민 모두가 참여하여 찾아보는 ‘지역내 보물찾기’를 시작했다. 각 지역으로부터 나온 인물, 장소, 건물, 유물 등 모든 것을 대상으로 그린투어리즘 연구회에서 수집하여 사진과 함께 ‘지역내 보물찾기’라는 지도책을 발간해서 보급했다.

이 가운데 이치노세 도자기도 있다. 이 도자기는 임진왜란 때 붙들려온 조선인 도공들에 의해 구루매(久留米) 번주(藩主)의 도자기를 구웠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지역주민 모두가 그동안 모르고 있던 지역문화에 대해 이해하고 자긍심을 가지면서 그린투어리즘에 적극 참여하게 됐다.
그런가 하면 ‘우키하 소년들의 여름’이라는 드라마 제작도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우키하 에서 추진하는 도시와 농촌의 교류사업과 각종 행사를 일본 공영방송인 NHK 텔레비전에서 90분간 방영했다.

드라마 내용은 우키하에 사는 농촌 아이와 도시 아이의 아름다운 우정을 엮은 것인데 계단식 다랑논을 비롯한 우키하 지역의 아름다운 자연과 풍요로움, 맑은 물, 따스한 주민들의 모습이 방영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특히 이 드라마는 농촌의 역할을 유지해주는 농업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고향을 떠났던 주민들도 “다시 우키하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할 정도가 되었다.

원예 농산물만 1만5천톤 생산

 

지역에서 생산된 모든 농산물은 직판장에서 판매되고 농민들은 수수료만 내고 통장으로 받는다.

시설원예가 발달한 우키하 지역은 농산물유통센터의 역할이 매우 크다. 1996년 3개의 농협이 합병해 탄생한 니지농협은 24억엔을 투자하여 3만3천㎡의 부지에 9천900㎡ 규모의 건물을 2002년 완공했다. 최고의 시설을 갖춘 유통센터는 1만5천톤의 농산물을 취급한다. 단감 8천톤, 토마토 3천톤, 포도 850톤, 딸기 600톤, 배 770톤  등이다.

선과, 포장, 운송, 보관작업에 로봇을 활용, 인건비를 크게 줄이고 있다. 농민들이 수확한 농산물을 가져오면 선별과 포장, 운송, 판매 등의 작업을 진행하며, 농민들은 수수료 20~25%만 떼고 나머지 농산물 값은 통장으로 지급받는다. 수수료가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농민들의 불만은 없다. 농가에서 해야 할 선별과 포장 등의 작업이나 운송·판매 등을 모두 농협이 대행해주기 때문이다.

유통센터에서 반입된 농산물은 잔류농약 검사가 철저히 이뤄진다. 사용금지 농약 등 117개 항목을 연간 1천500건 정도 분석해서 농약성분이 과다하게 검출되면 출하정지 등의 조치를 받게 된다. 출하당일 시료를 채취하여 검사결과 잔류농약이 나오면 주의 조치하고 일주일 후 다시 검사해서 또 잔류농약 성분이 검출되면 출하를 못하게 된다. 해당 농가가 다시 유통센터에 농산물을 출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생산이력서를 제출해야 한다.

니지농협은 ‘이노의 고향’이라는 농가식당과 직판장도 운영하고 있다. 직판장에는 전체 800가구 정도가 참여하고, 상시 출하농가는 300가구에 이른다. 도시락, 반찬 종류, 농산 가공품, 과일, 꽃, 채소류 순으로 많이 팔린다. 취급품목은 100% 우키하에서 생산된 것으로 연간 5억엔 가량 판매된다. 직판장과 농가식당 사이에는 어린이들이 놀이터로 이용할 수 있도록 잔디밭과 마차, 자동차 등 놀이기구를 배치해 놓는 세심함도 엿볼 수 있었다.

일본 후쿠오카현=문배근 기자  mbg11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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