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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 연안습지, 개발과 보전 갈림길에서 살아남다농촌관광시대, 지역 자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6>생태수도, 순천을 가다

전남 동부권 시·군의 핵심인 순천은 도·농 복합도시다. 인구 27만8천여 명에 람사르 습지인 순천만 등 천혜의 자연자원을 갖추고 있다. 이런 이점을 살려 ‘대한민국 생태수도’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우고 발전의 속도를 내고 있다.

순천은 지난 2000년부터 여수·광양과의 통합으로 광역시를 추진해왔지만, 현재 논의는 답보상태에 있다. 하지만 교통망 등의 통합은 추진 중이다. 소비와 관광의 도시기능을 갖추고 있어 이들 주변 시와의 교류는 도시 활성화와 발전에 도움이 되고 있다. 섬진강 건너 경상도와도 가까운 위치에 있어 남도관광이 활발히 이뤄져왔다. 인근 여수시는 29만여 명, 광양시는 16만 여 명의 인구가 분포하고 있다. 관광지로는 낙안읍성, 세계 5대 연안습지인 순천만 등이 있다.  지역축제는 푸드아트 페스티벌, 순천만 갈대축제, 낙안 민속문화축제 등이 있다.

자연생태관

순천만 연안습지는?

순천시는 2곳의 람사르습지를 보유하고 있는데 순천과 보성 사이의 순천만 갯벌과 동천 하구다. 순천만 갯벌은 갈대숲과 철새 낙원으로 2006년 면적 35.5㎢를 국내 연안습지 가운데 첫 람사르습지로 지정받았다. 동아시아와 오스트레일리아 사이의 철새 이동경로 중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철새들의 낙원이다. 이처럼 철새의 낙원이 만들어진 것은 동천과 이사천의 합류지점에서 시작돼 순천만까지 이어지는 길이 약 3.5㎞, 면적 70㏊나 되는 갈대 군락이 오염물질을 흡수해 정화하고 부유물질을 침적시키며 토양침식을 막아 수질을 개선하고 다른 생물의 서식처를 제공해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2003년 습지 보호지역, 2006년 람사르협약 등록, 2008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41호로 지정됐다.

이어 두 번째로 람사르습지가 된 동천 하구는 2016년 스위스 글랑에서 열린 람사르협약 제52차 상임위원회에서 5천399㎢의 습지를 공식 인정받았다. 이곳은 순천만과 인접해 천연기념물 제228호인 흑두루미를 포함한 39종의 멸종위기 야생생물을 비롯한 모두 848종의 야생생물이 분포하는 지역이다. 국내 전체 22곳의 람사르습지 가운데 4번째로 큰 규모이며,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논습지 중에서는 국내최대 규모이다. 2015년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위한 주민공청회와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주민들의 이해와 협력을 기반으로 강하구와 논습지가 국가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바 있다.

주민과 시민사회·행정이 함께한 순천만 지키기

1996년 동천하류 하도정비사업이 착공되고 순천시가 골재채취를 허가하자 시민사회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때까지 순천만은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었다.

당시 순천환경운동연합 등 순천지역 30여개 시민단체는 ‘순천만지키기시민회의’(이하 시민회의)를 구성해 다각도로 무분별한 개발을 반대하는 활동을 전개했는데 생태계 조사를 통해 보전가치를 부각시켰다.

그러나 순천시는 1997년 초 골재를 시험 채취하기에 이른다. 이때 시민들은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며 순천만의 갈대숲은 미래의 지역자원임을 알리는 ‘갈대제’를 열고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러한 시민과 관의 갈등 속에서 마침내 순천시는 1998년 골재채취 허가를 취소하고 전향적으로 민과 관의 대화를 개시하게 됐다. 먼저 순천만 보전책을 공동 논의하기 위한 민관협의체를 구성했으며, 2000년에는 민관 합동으로 흑두루미의 월동지인 일본의 이즈미시, 홍콩 마이포습지를 둘러봤다. 이러한 민관의 협력과 노력이 통해 2003년 국토부는 순천만 일원을 습지보전지역으로 지정했다. 2004년 말에는 순천만 자연생태공원 개관한 후로 보전의 주체라 할 시민과 행정이 ‘순천만협의회’를 구성 운영했다.

민관협력 속에 순천지역 시민단체는 2010년부터 ‘순천시 순천만습지 보전관리 및 지원사업 등에 관한 조례’ 제정을 청원해 왔다. 조례안의 핵심은 ‘자연과 공존공생하는 주민들에 의한 자율형 보전체계를 갖추자’는 내용으로, 입장료 징수액의 30% 이내를 순천만 주변마을에 지원하고 주민들이 정화활동과 모니터링 등에 상시로 참여하는 것이다. 하지만 관과 의회의 반대로 이뤄지지 않자 2013년 12월 주민 9천200여명의 서명을 받아 다시 조례안을 접수했다.

그러나 순천시가 수정 의견을 조례안으로 입법예고하는 등 갈등을 빚다가 2014년 시의회에서 최종 수정 가결됐다. 조례는 행정기관 주도의 관리체계를 지역 시민사회단체(NGO)와 연안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것으로 전환함으로써 순천만의 지속 가능한 보전을 가능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시민회의의 관계자는 “당시 ‘순천만의 거버넌스 관리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으나 부정적 견해가 많았고 수많은 난항과 의견 대립이 있었으나 주민과의 대화, 순천시와의 토론회와 간담회 등 꾸준한 노력 끝에 결실을 보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참고로, 거버넌스는 사회 내 다양한 기관이 자율성을 지니면서 함께 국정운영에 참여하는 변화 통치방식을 말하며, 다양한 행위자가 통치에 참여·협력하는 점을 강조해 ‘협치’라고도 한다. 오늘날의 행정이 시장화, 분권화, 네트워크화, 기업화, 국제화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행정 이외에 민간부문과 시민사회를 포함하는 다양한 구성원 사이의 네트워크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생겨난 용어다.

순천시는 2013년 순천만의 영구보존과 도심 팽창을 막기 위한 대안으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하면서 정치적인 이해관계까지 등장하면서 반목과 갈등으로 또 다시 지역사회가 흔들렸다. 하지만 거버넌스 적 전통을 쌓은 순천은 성공적 개최를 위해 민과 관이 힘을 모았고 결국 박람회 기간 440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가면서 전국적인 ‘힐링도시’로 자리매김하며 생태수도로써 위상을 높였다.
 

문배근/김진혁  zzazzar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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